계적으로 공인 받은 감독들의 작품부터 순수 아마추어들이 제작한
디지털 워크? 작품까지 다양한 영화의 세계에 파묻힐 수 있다.
올 영화제의 화두는 ‘영화란 무엇인가’다. 최근 열풍이 불고 있
는 디지털 영화의 잠재성을 확인하고 혼돈의 기류에 쌓인 영화의 정
체성 찾기에 초점을 맞추었다는 서동진 프로그래머의 설명이다.
▲메인 프로그램
경쟁부문인 ‘아시아 독립영화 포럼’, ‘디지털의 개입’, 비경
쟁 부문인 ‘현재의 영화’, ‘한국영화의 흐름’(시네마스케이
프), ‘한국단편의 선택:비평가 주간’ 등 5개 부문으로 구성됐다.
상금 1만달러가 걸린 아시아 독립영화 포럼에는 아시아 영화의 뜨
거운 변화의 충동과 기운을 전한다. 현실로부터 해방적 도피를 꿈꾸
는 중국의 젊은 감독의 영화 언어에서 자국 국민 영화의 전통을 끈
질기게 탐색하는 아시아 변방의 영화에 이르기까지 아시아 영화의
면면이 전주를 찾는다.
지난해 각종 국제영화제에서 수상 경력을 자랑하는 작품들로 아시
아 영화의 다양한 흐름을 보여준다. ‘나쁜 녀석들’(일본, 후루야
마 토모유키), ‘미러 이미지’(대만, 샤오 야 첸), ‘형’(홍콩,
얀 얀막), ‘물고기와 코끼리’(중국, 리 위) 등 15편 내외의 작품
이 경쟁을 벌인다.
디지털 개입에서는 디지털 미디어의 새로운 가능성을 추가하고 새
로운 언어를 빚어낸 작품들이 선보인다. 지난해 상파울로 국제영화
제 심사위원 대상과 베를린 국제영화제 포럼부문 최고영화상을 거머
쥔 스웨덴 가이르 한스틴 외르겐센 감독의 ‘새로운 땅’을 비롯
‘안녕, 테레스카’(폴란드, 로버트 글린스키), ‘웨이킹 라이프’
(미국, 리처드 링클레이터) 등 15편 정도를 초청했다.
비경쟁 부문인 현재의 영화 코너에서는 세계의 여러 도시에서 영
화의 역사를 새로 쓰는 세계 영화지도를 만날 수 있다. 2002 베를
린 영화제 금곰상을 수상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일본, 미야
자키 하야오)이 눈에 띈다. 영화의 현실과 현실의 영화가 치열한 대
화를 벌인다.
한국영화의 흐름에서는 변화를 꿈꾸는 한국영화의 향연이 펼쳐진
다. 한국영화의 정체성을 돌파하려는 새로운 언어와 흐름을 향해 문
을 열어 놓고 있다. 특히 비평가 주간을 통해 한국 영화의 뜨거운
잠재성을 발견하는 시간을 갖는다.
▲섹션 2002
‘애니메이션 비엔날레’, ‘오마주’, ‘전주 불면의 밤’, ‘어
린이 영화궁전’ 등이 준비됐다.
2번째 맞는 애니메이션 비엔날레에서 세계각국의 다양한 진보적이
고 독창적인 애니메이션을 소개한다. 작품을 통해 편견과 권위주의
에 엄중한 경고를 해온 ‘라울 세르베 특별전’, 전위적인 작업을
통해 기존 예술에 대한 전복을 꾀했던 ‘실험 애니메이션, 어제와
오늘’, ‘전쟁과 에니메이션’ 그리고 ‘한국 인디 애니메이션 스
페셜’을 통해 한국의 아트, 실험 애니메이션의 현재를 조망한다.
오마주에서는 영화의 역사에 깊은 흔적을 드리웠던 ‘시의 영화,
독신의 반역자’로 불리고 있는 피에르 파올로 파졸리니(이탈리아)
감독과 함께 한다. 또 미국 독립영화의 대모, 크리스틴 버천과 그녀
가 이끄는 영화제작사인 컬러 필름즈와 함께 한국독립영화의 새로
운 대안을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다.
한국영화 회고전에서는 ‘상흔과 기억-한국전쟁과 한국영화의 모
더니티’(오발탄에서 짝코까지’)란 주제로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한 대표작 10여 편을 상영한다.
어린이영화 궁전은 올 영화제에서 신설된 프로그램으로 또 다른
영화를 꿈꾸는 어린이들을 위해 신나는 만화경을 펼쳐보인다.
▲특별기획, 디지털 삼인삼색
올해의 디지털 삼인삼색 프로젝트는 ‘전쟁 그 이후’라는 주제
로 이루어진다. 한국의 문승욱, 중국의 왕 샤오수와이, 일본의 스
와 노부히로 등 2차 대전을 체험한 아시아의 세나라 감독이 한자리
에 모여 삼인삼색의 작품을 선보인다. 전후세대 감독들이 그려낼 전
쟁과 그 이후의 모습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일본 영화에 새 지평을 연 지성파, 스와 노부히로 감독은 1945년
12월에 행해진 피폭자와 비폭자의 녹음 면접기록에 영상을 몽타쥬한
다.
중국 6세대를 대표하는 왕 샤오수와이 감독은 9.11사태로 가족들
이 미국에서 중국으로 가지 못해 홀로 생사를 헤매다 숨진 아버지
의 이야기를 ‘설날’이라는 제목으로 담아낸다.
문승욱 감독은 ‘서바이벌 게임’이란 제목으로 서바이벌 게임과
닮은 삶의 단면을 담아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