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官)’ 과 ‘이(吏)’는 차이가 있다. 관은 조정에서 치르는
과거에 급제한 사람을 뜻했다. 관을 임용할 때는 폐단을 방지하기
위해서 출신지역과는 멀리 떨어진 곳에 배치했다. 그런데 낮선곳
에 내려간 관이 현지 주민을 제대로 다스리기는 어려우므로 그 보
완책으로 그 지방출신의 ‘이’를 두었다. 서로 협조하여 정치를
잘하라는 의미였다.
▼그러나 항상 관과 이는 협조적 자세만 취했던 것은 아니다. 경
우에 따라서는 관(官) 이 너무나 학정을 피워 이 들이 많은 고통
을 당하는가 하면 때로는 (吏) 가 관을 따돌리고 행정을 우지좌지
해서 말썽을 빚기도 했다. 이것은 지역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
만 역사적 관점에서 볼 때 서로 갈등구조는 불가피하지 않았나 생
각한다.
▼ 전북도청 공무원직장협의회가 본청 실.국장.과장 등 48명을
대상으로 그들의 실무능력과 자질을 평가하겠다고 발표, 관심을 모
으고 있다. 이들은 공직의 활력을 불어넣고 직원들로부터 존경받
고 도민들로부터 신뢰받는 공직상을 만들기 위해서 직원들의 추천
과 평가한 자료에 의해서 1.2위 에게 올해의 베스트 간부공무원으
로, 그리고 이와 반대로 성적이 좋지않은 이에겐 로스트(wrost) 공
직자로 선정할 방침이라고 한다.
▼물론 선의의 입장에서 보면 바람직한 일 이라고 볼 수도 있
다. 하지만 이것이 자칫 감정이나 나쁜 감정에 이용된다면 오히려
공직사회의 갈등구조를 만드는 요인이 되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
다. 누가 누구를 평가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더욱이
아랫사람이 윗사람의 능력이나 자질에 대해서 점수를 매기는 일은
상.하간의 신뢰감보다 불신을 초래할 소지가 많다는 점을 지적하
지 않을 수 없다. 아무리 좋은 일이라 할 지라도 점수로 인간을 평
가하는 일은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