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시작이다! 전북의 메세나 운동
이제 시작이다! 전북의 메세나 운동
  • 이민영(시인, 사단법인 한국미래
  • 승인 2003.06.10 14: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6월 9일은 전북의 땅에 문화예술을 새롭게 심는 날이다. 전북메세

나협의회가 창립된 날이라서 새로운 분위기로 출발한다는 의미로 그

렇게 표현했다. 21세기는 문화의 세기 운운하며 구호를 외치던 지

난 세기말 우리들의 모습을 뒤돌아본다. 타지 사람들이 오면 우리

전북은 전통과 문화예술의 고장이라고 자랑스럽게 얘기하던 모습을

상상하면서 말이다. 그러나 현실을 보면 전북에는 문화와 예술이 더

욱 번창하기에 그 지질이 척박해졌다.

아무리 옥토라도 내버려두면 지질이 퇴보하고 척박해 질 수 밖에 없

다. 전북이 마치 그런 형국이다. 문화예술인의 한 사람으로 생각해

보면 전북은 지역경제가 열악해서 후원금을 청할 곳도 없거니와 유

력한 기업도 적어 어디에 호소할 길도 없다. 정부에서 마련한 문예

진흥기금이라야 예술인들이 창작에 전념하기에는 코끼리 비스켓 정

도이다. 그나마 금년 말이면 문예진흥기금도 폐지된다하니 여간 걱

정이 아닐 수 없다.

조그만 문화예술단체의 살림을 맡고 있는 담당자로서 지금까지 지내

온 전북지역 문화계의 사정을 어렴풋이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전북메세나협회의 창립은 정말 사막에 소나기를 내려주는 것으

로 비친다. 이미 10년 전부터 경제와 문화예술의 균형발전을 기하고

자 이러한 문화부흥운동이 서울에서부터 일어난 것으로 알지만 전북

에 이러한 운동이 일어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만시지탄의 감은

있지만 아직도 늦지 않았다고 본다. 전북인의 잠재적 능력과 문화예

술에 대한 자긍심이 지대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늘상 공기를 마시면서 공기의 고마움을 모른다. 하지만 공기

가 오염되거나 어떤 사고로 산소가 부족해 숨이 막혀 봐야 그 중요

성을 알게 된다. 보통 사람들에게 문화예술의 중요성을 그거와 비교

하면 적절한 지 모르지만 무역을 하는 사람들은 그것을 실감할 것이

다. 선진국의 문화정책의 기조가 기업의 마케팅 전략과 맞물러 움직

이는 것을 보면 얼마나 문화예술의 효용이 큰 지 알 수 있다.

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면 수출도 용이할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고

객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21세기는 국가 경쟁력이 총체적으로

문화의 체감 지수로 나타난다. 지금 전북의 기업들이 발벗고 나서

는 이러한 운동이 메세나(mecenat)의 본래의 뜻이다. 따라서 기업

이 문화예술을 지원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국민과 기업에 그 공이 돌

아가는 이치를 알아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