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루지기 <559>살몽둥이가 멋이다요?
가루지기 <559>살몽둥이가 멋이다요?
  • <최정주 글>
  • 승인 2003.09.01 1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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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옹녀의 전성시대 <35>

말끝에 정사령 놈이 계집의 손 한 쪽을 끌어다가 제 놈의 사타구니 사이네 넣어 주었다. 듬성듬성 난 풀섶 사이에서 방아깨비가 고개를 쳐들듯이 놈의 연장이 천정을 향해 날을 세우고 있었다. 그걸 계집의 손에 맡겨놓은 채 사내가 덥썩 계집을 가슴을 물고 늘어졌다.

옹녀 년의 입에서 저절로 흑하고 한숨이 새어나왔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살집이 질퍽하게 젖으면서 모닥불이 몽글몽글 피어올랐다.

“아, 나리. 어쩔라고 이러시오? 내가 시방 숨이 꼴깍 넘어가것소.”

옹녀 년이 아으아으 신음을 내뱉았다.

“그런가? 온 몸뎅이가 간질거림서 숨이 가쁜가? 그럴 때넌 머니머니해도 사내의 살몽둥이가 젤이구만. 어뜬가? 한번 맞아 볼랑가?”

“살몽둥이가 멋이다요?”

옹녀 년의 물음에 정사령 놈이 눈을 크게 떴다.

“자네, 사내의 살몽둥이도 모른가? 시방 자네가 붙잡고 있는 그놈이 살몽둥일쎄.”

“에게, 이렇게 쬐끄만 몽둥이도 다 있다요? 이리 쬐맨 걸로넌 맞아봤자 아프도 않겄소.”

옹녀 년이 호호 거렸다. 정사령 놈이 무참했는지 잠시 침묵을 지켰다. 꼴에 제 살몽둥이 작다는 말에는 기가 죽은 것이 분명했다.

옹녀 년이 한 마디 더 했다.

“이년이 남녀간의 그 일얼 잘 모르기넌해도 나리의 살몽둥이는 밤얼 새와 맞아도 간에 기별도 안 가겄소.”

“흐참, 모르는 소리 말게. 그래도 그놈이 여러 계집 극락에 보낸 놈일쎄. 자네넌 짝은 고추가 맵다는 소리도 못 들었는가? 자네가 한번 맞아보소. 몇 쪼금 못 가서 살려달라고 사정얼 헐 것이구만.”

“흐흐, 이년도 들은 소리가 있구만요. 사내가 계집 앞에서 큰 소리 땅땅 칠 수 있는 것언 살몽둥이 덕이라고라. 퉁겁고 길쭉허고 단단헌 놈으루다 밤얼 새와 맞고나면 계집의 얼굴에 화색이 돌고, 서방님 앞에서 설설 긴다고라. 헌디, 나리껏언 눈얼 씻고 봐도 아새끼만도 못허구만요. 아무리 맞아도 안 아프겄소.”

옹녀 년이 자꾸만 정사령 놈의 심사를 긁었다.

“자네가 멀 모르는 소리랑깨. 정 그러면 한번 맞아볼랑가?”

“싫구만요. 기왕에 잡년 소리들어감서 맞을 살몽둥이라면 그럴듯헌 놈으루다 맞아야제요.”

옹녀 년이 고개를 잘래잘래 내젓다가 아참, 하고는 말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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