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루지기 <570>요런 쳐 쥑일 것덜...
가루지기 <570>요런 쳐 쥑일 것덜...
  • <최정주 글>
  • 승인 2003.09.17 18: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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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옹녀의 전성시대 <46>

“썩을 년, 살아있는 주둥팽이라고 잘도 놀리는구나.”

강쇠 놈이 계집의 젖통을 장난치듯 가지고 놀았다. 그러자 계집의 입에서 끙끙 앓는 신음이 흘러나왔다. 강쇠 놈은 그것이 계집이 극락문전에 들둥말둥 구름을 탈둥말둥 할 때에 내는 소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천하의 잡년이 서방 앞에서 딴 사내와 아랫녁을 맞추면
서도 제 년이 볼 재미는 다 보고 있는 것이었다. 

그꼴에 성질이 날대로 난 강쇠 놈이 에라이, 잡년 잡놈아, 하고 소리를 내지르면서 발끝으로 정사령 놈의 엉덩짝을 잘근잘근 밟아댔다. 그것이 또 계집을 환장하게 만드는 모양이었다. 아으아으, 하는 신음이 커지는가 싶더니, 정사령 놈이 두 다리를 쭉 뻗고 온 몸을 부르르 떨었다. 기어코 방사를 하고 만 것이었다.

“어? 요런 쳐 쥑일 것덜 좀 보소요.”
 년 놈들의 그런 꼴에 눈에 불이 붙은 강쇠 놈이 이번에는 계집 사내를 가릴 것 없이 작대기로 후려쳤다. 제 놈이 앞장서서 꾸민 일이면서도 막상 제 계집이 다른 사내 밑에 깔려 좋다고 극락문전을 들락이는 모습에는 열불이 난 것이었다.

“서, 서방님. 아프요. 개려감서 때리씨요. 내가 멀 잘못했다고 나꺼정 때리요?”

“주둥이 닥치거라, 이년아.”

강쇠 놈이 눈을 부릎뜨고 작대기를 치켜들었다. 그 순간 옹녀 년이 아랫녁을 풀었고, 정사령 놈의 쟁기날이 밭고랑을 빠져 나왔다.

연장을 거두자마자 정사령 놈이 얼른 강쇠 놈 앞에 머리를 조아렸다.

“이보게, 강쇠. 내가 잘못했네. 한번만 나럴 봐주소. 자네가 내 마누라 올라 탄 일얼 눈감아 줄 것인깨, 자네도 내가 자네 마누래 탄 것얼 눈감아 주게.”

“허면 앞으로 나럴 쥑이겄다고 안 찾아댕길라요?”

“그럼세, 그럼세. 내가 한번만 더 글면 자네 아덜일쎄.”

“좋소. 옷 입으씨요. 다시는 내 앞에 얼씬거리지 마씨요이. 지렁이도 볼브면 꿈틀거린다는 말이 뽄으로 있는 것언 아닌깨요. 이까짓 버러지만도 못 헌 목심 버리기로 작정허면 세상에 무설 것이 없는 놈이요.”

“알았네, 알았네.”

정사령 놈이 허둥지둥 옷가지들을 챙겨 들고 서둘러 방을 나갔다. 

“나리, 안 쫓아나갈 것인깨, 옷이나 제대로 입고 가씨요. 밤이라고는 해도 보는 눈이 있으까 겁나요.”

강쇠 놈이 낄낄거리다가 옹녀 년의 젖꼭지를 슬쩍 비틀었다.

“애썼네. 인자넌 저 놈이 나 쥑이겄다고 안 설치겄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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