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예는 이미 중세의 도시 베네치아와 현대의 도시 뉴욕에서도 찾
아 볼 수 있다.
그렇게 보면 21세기는 결국 첨단산업의 도시가 문화예술을 꽃피우
는 지역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더구나 그 지역 특유의 문화와 예술
이 세계적으로 영원성을 가지려면 더욱더 경제력이 뒷받침되어야 한
다. 그 지역에 수익을 많이 내는 고부가가치 기업이 유치되었을 때
더욱더 그러하다. 일단 기업이 문화예술에 대하여 지원을 할 수 있
고, 그러면 세계 순회공연도, 전시회도 할 수 있다.
언제부턴가 전주를 ‘문화예술의 도시’로 만들려는 노력이 기
관, 사회단체 등을 통해 끊임 없이 행해져 왔다. 하지만 경제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문화예술의 발전은 공염불에 불과하다.
문화예술 발전의 궁극적 목표는 이를 상품화해서 세계적으로 뻗어
나갈 수 있는 고부가가치산업으로 육성하는데 목적을 두어야 한다.
단적인 예로 ‘판소리’는 우리 고장의 가장 대표적인 문화예술
의 한 장르다. 우리 고장에 ‘대사습놀이’도 있고, 여러 가지 이
와 관련된 행사들도 많다. 하지만 판소리를 남녀노소 불문하고 누구
나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대중적 문화예술이라고 부르기에는 좀 어
색하다.
전통문화의 계승은 매우 중요하지만 항상 시대적 흐름에 맞는 창
조적 계승작업이 지속적으로 이어져야 한다. 다시 말해 대중과 호흡
할 수 있는 변화와 창조가 필요하다.
최근 월드컵 1주년을 맞아 서울 상암경기장에서 공연된 오페라
‘투란도트’를 보라. 문화예술이 현대에 있어 어느 상품 못지 않
게 경제, 사회, 문화적 효과를 가져오는지, 그리고 얼마나 잠재력
있는 고부가가치 산업인지를 알 수 있게 해준다.
입장객, 입장수입, 선전효과, 문화침투력 등을 비추어 보면 휴대
폰과 같은 최첨단 가전기기들의 수출로 설명할 수 없는 극대화된 잠
재적 효과를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우리 고장의 문화를 세계적으로 전파를 시키고 전 세계인들로 하
여금 같이 공감하여 감동을 유발시킬 수 있는 상품으로 개발해 그들
로 하여금 구매토록 하는 전략이 우리에겐 필요하다. 이를 위해선
‘우물 안 개구리’식으로 선조로부터 내려온 문화예술을 보존에만
급급해서는 안 된다.
문화예술에도 기업 경영과 마찬가지로 경쟁의 개념이 도입이 되어
야 한다. 전시나 공연의 결과가 수익으로 이어져야 하고 수익을 목
적으로 삼는 민간자본이 투자되어야 한다.
문화의 가장 대표적인 산업인 영화를 보자.
TV와 비디오가 처음 출시되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영화는 이제 사
양산업이라고 떠들어댔다. 하지만 영화제작에 더 많은 돈이 투자되
고 영화관의 시설과 서비스는 더욱 좋아지자 입장객은 더욱 늘어나
고 있지 않는가?.
고객은 언제나 느끼는 감동과 받은 서비스에 비례해 돈을 지불할
준비가 되어있다.
피상적으로, 그리고 근본적인 성찰 없이 우리 고장을 문화예술의
도시로 만들려고 하지 말자. 우리가 가지고 있는 문화예술을 어떻
게 하면 대중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상품으로 만들 수 있을지, 그
리고 우리의 문화예술에 과감하게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여건을 만
들어 내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