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루지기 <607>용두질 말이구나
가루지기 <607>용두질 말이구나
  • <최정주 글>
  • 승인 2003.10.30 18: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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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옹녀의 전성시대 <83>

“설마 쓸데가 없겠느냐? 아랫녁 송사만해도 그렇니라. 마누라하고는 안 돼도 너하고는 되니라. 요놈이 마누라 앞에서넌 고개럴 숙이고 있다가도 너만 생각하면 벌떡 벌떡 일어서니라. 너만 만나면 고개를 까닥거리니라. 보거라. 제 놈이 먼저 알고 방정을 떨고 있잖느냐.”

조선비가 계집의 손을 끌어다 제 사타구니 사이에 넣어주었다. 사내의 크다 만 물건이 나 좀 죽여주시오, 하며 움찔거렸다.

‘호호호, 꼴에 사내라고 계집 탐언 있어가지고. 어쭈, 인사럴 허네. 예의넌 바른 놈이네.“

옹녀 년이 속으로 낄낄거리며 귀여운 놈을 몇 번 쓰다듬어 주었다. 그런 어느 순간이었다. 조선비가 얼굴을 잔뜩 찡그리며 아랫도리를 부르르 떨었다.

“왜 그러시오? 어디 아프시오?”

옹녀 년이 사내가 겪고 있는 다급함을 알면서도 짐짓 물었다.

“쌀라고 헌다. 내가 시방 쌀라고 헌다. 꽉 움켜쥐거라.”

조선비가 비명을 내질렀다.

“안 돼라. 펄쌔 싸뿌리면 어쩐다요?”

옹녀 년이 귀여운 놈의 끝머리를 엄지와 검지로 꾹 눌렀다.

그러자 조선비가 온 몸을 푸들푸들 떨었다.

“틀렸지라? 싸뿌렀지라?”

“싸뿌렀다. 내가 너를 너무 보고싶어했구나. 조급했구나.”

“허망허요. 안직 시작도 안 했는디, 제우 손맛만 뵈어줬는디, 이년언 제우 아랫녁에 온기가 있을둥말둥허는디, 이 일얼 어쩐다요?

혹시 집이서 손장난이라도 치다 온 것이 아니요?”

옹녀 년이 한숨까지 내쉬며 사내의 물건을 놓아주자, 사내가 다시 몸을 흠칫 흠칫 떨었다.

“손장난이라니? 무슨 소리냐?”

조선비가 계집을 바라보며 물었다.

“아, 손장난도 모르시요? 사내덜이 계집 생각은 나는디, 계집은 없고, 살몽웅이는 죽여달라고 고개럴 빴빳이 쳐들고 있을 때, 허는 손장난 말이요.”

그제서야 조선비가 알아듣고 얼굴을 찡그렸다.

“용두질 말이구나. 아무려면 내가 그짓이나 할 사내로 보였더냐?

섭섭하구나. 내가 이래도 마누라와 너 말고도 여러 계집이 있니라.

내가 눈짓만 하면 속곳 벌리고 나설 계집이 열 손가락으로는 다 못 셀 것이니라.”

“금가락지 앵긴 계집들 말씸이지라?”

옹녀 년이 물건이 시원치 않은 조선비가 금가락지로 계집들의 환심을 샀을 것을 생각하며 속으로 흐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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