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루지기 <644>고개를 절레절레
가루지기 <644>고개를 절레절레
  • <최정주 글>
  • 승인 2003.12.12 19: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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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강쇠의 전성시대 <24>

강쇠 놈의 짐작은 틀림이 없어 이내 주모의 입에서 단내가 풍겨 나왔다. 그러면 이미 여자의 몸에 불이 활활 붙었다는 뜻이었다. 발끝으로 바지를 내린 강쇠 놈이 서둘러 주모의 속살을 열었다. 이미 그곳도 손님을 맞을 준비가 되어있었다.

물에 젖은 물구멍에 거시기 놈을 지긋이 밀어넣자 주모가 입을 쩍 벌리고 아, 하는 신음을 내뱉았다.

몇 번 쿵덕방아를 찧자 주모가 아으응아으응 고함을 질렀다.

순간 강쇠 놈이 얼른 입술로 주모의 입술을 막았다. 대낮부터 감청이라니, 지나가던 사람들이 돌이라도 던질지 몰랐다.

짐승이라고 욕을 해도 좋고, 잡년 잡놈이라고 손가락질을 해도 상관없지만, 자칫 이웃 사람들이 몽둥이 들고 쫓아와 동네에서 내쫓겠다고 덤비는 것은 겁이 났다. 물론 이웃과는 제법 떨어진 곳이기는 했지만, 외따로 떨어진 운봉 이부자네 작은댁이 살던 집에 천하의 잡것들이 들어와 산다는 소문이야 이미 퍼질대로 퍼졌다고는 해도, 가을도 가고 엄동설한이 다가오는 때에 쫓겨나기는 싫었다.

강쇠 놈이 방아고를 한번 내려칠 때마다 주모가 고개를 흔들며 우우우 하는 신음을 사내의 목구명 속으로 뿜어넣었다. 그러다가 숨이 막혔는지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어 입술을 뗐다. 한숨을 한번 내 쉰 주모가 다시 우우우 고함을 내질렀다.

다시 강쇠 놈이 입술로 입술을 막았다. 그런 다음 죽고실기로 떡방을 찧었다. 거시기 놈이 방사를 하건 말건 그것은 상관이 없었다.

어제밤 이미 방물장수 여자한테 질퍽하게 방사를 했지 않은가. 워낙 체신머리가 없는 놈이라 주모도 치마두른 계집이라고 고개는 쳐들었지만, 놈도 이제 더 이상 계집의 아랫녁에 미련은 없을 것이었다. 방사를 못했다고 주인을 원망하지는 않을 것이었다.

강쇠 놈이 방아고를 세 번은 깊게 한번은 얇게 내리치다가, 한숨을 돌리면서 방아고를 움죽거리다가, 잠시 멈추었다가 느닷없이 힘차게 빼올리기를 얼마나 되풀이했을까? 주모가 꺽꺽 거리는 소리를 내더니, 온 몸을 사시나무 떨듯이 떨어댔다.

‘흐흐, 인자 됐구만.’

강쇠 놈이 흐 웃으며 가만히 방아고를 멈추었다. 그러자 주모의 아랫녁이 저 혼자 꾸물거리더니, 두 다리를 쭉 펴고 푸들푸들 떨다가 몸에서 힘을 뺐다. 그제서야 강쇠 놈이 주모의 입술을 열어주었다.

그래도 주모는 새근거리는 숨소리만 낼뿐 요란한 감청소리는 내지 않았다.

강쇠 놈이 일어나 앉아 바지를 올리고 저고리를 걸치는데도 주모는 죽은 듯이 꼼짝을 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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