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루지기 노래 <662>쪼깨만 더 시게 해보씨요
가루지기 노래 <662>쪼깨만 더 시게 해보씨요
  • <최정주 글>
  • 승인 2004.01.04 18: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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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강쇠의 전성시대 <42>

박가가 강쇠 놈이 시킨대로 주모를 꽉 끌어안고 한번 사정한 물건이 다시 일어서기를 기다리고 있음이 분명했다.

‘성님, 내가 안 그랬소. 주모의 젖통도 빨고, 귓부리도 핥아주라고라.’
강쇠 놈이 속으로 중얼거렸다. 그 말을 알아듣고, 그 말대로 하는 것일까. 쩝쩝거리는 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이내 아아아아, 하는 주모의 신음이 흘러나왔다.

“아으아으, 미안시럽소. 아자씨가 싸뿌린 줄 알았는디, 탱탱허게 살아있소이. 아으아으, 좋소. 허면 이번에넌 아자씨가 우에서 해볼라요?”
“동상이 오면 어쩔라고?”

“그 총각언 안 온당깨요. 펄새 음전네럴 찾아갔을 것이구만요.”

“음전네럴?”

“그런 여자가 있소. 먼 일인지 강쇠 총각헌테넌 어물전에 쇠포리 끓듯이 계집덜이 끓는구만요. 음전네도 그 중에 하나지라. 됐소. 인자 너보씨요. 하이구, 존 것.”

“좋소? 참말로 좋소? 아짐씨.”

“좋고말고라. 눈앞이 빙빙 도는 것이 극락 문전얼 왔다갔다허는 것 같소. 시게, 쪼깨만 더 시게 팍팍 해보씨요.”

“흐흐흐, 글지라. 이만허면 되겄소?”

“쪼깨만 더, 쪼깨만 더 시게 해보씨요. 하이구메, 존 것. 좀도나 존 것.”

이어서 찰떡 치는 소리가 요란스레 흘러나왔다. 저만하면 성님이 주모한테 괄세를 받을 일은 없겠구나 싶은 강쇠 놈이 돌아서서 주막을 나왔다.

‘흐흐흐, 주모 아짐씨가 나헌테 고맙다고 허겄제? 내가 음전네럴 찾아가도 투기넌 안 허겄제?’

강쇠 놈이 미친놈처럼 싱글싱글 웃으며 음전네의 집앞에 당도했다. 그런데 사립이 안으로 잠겨 있었다. 그렇다고 안으로 들어갈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혹시나 싶어 사립을 두어번 흔들었을 때였다. 안방문이 열리고 음전네가 옷가지들을 한 아름 안고 방에서 나왔다. 아마 온병신이 되어 누워있다는 정사령 놈의 옷이라도 갈아입힌 모양이었다.

마루에 서서 잠시 밖을 살피는 음전네를 향해 강쇠 놈이 흠하고 헛기침을 했다. 음전네가 고개를 길게 빼고 사립을 살폈다. 강쇠 놈이 다시 한번 흠흠 헛기침을 했다.

그제서야 사립 밖에 오매불망 기다리던 님이 온 것을 눈치 챈 음전네가 옷가지들을 마루밑에 쑤셔박고는 맨발로 달려나왔다.

“나구만, 나랑깨, 강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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