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루지기 노래 <664>손 하나를 사타구니 사이에
가루지기 노래 <664>손 하나를 사타구니 사이에
  • <최정주 글>
  • 승인 2004.01.06 1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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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강쇠의 전성시대 <44>

“참 안 됐소이. 긍개 사람언 맴얼 곱게 써야헌당깨요. 병자헌테 이런 소리가 쪼깨넌 껄쩍지근허요만, 죄도 없이 운봉관아꺼정 끌려갔을 때 내가 얼매나 원통허고 절통했는지 아요? ”

정사령 놈이 우우우 짐승같은 비명을 내질렀다. 그 모습을 흘끔 돌아보던 음전네가 무명 수건을 둘둘 말아 가지고 제 서방 놈의 입속에 쑤셔 박았다. 가만히 보아하니 정사령 놈은 손끝 하나 움직일 수가 없는 모양이었다.

“어디 있었소? 이년이 얼매나 찾았는지 아시요?”

“나럴 멀라고 찾아? 찾아봐야 씨잘데기도 없는디.”

강쇠 놈이 음전네의 가슴을 슬쩍 건드리며 능청을 떨었다.

“아예, 이 년의 복장을 질러 쥑일 생각얼 허셨소? 어디서 살았소?”

“쩌그, 산내골에 살았구만.”

“가차운데 있었소이. 서방님 생각에 허벅지에 피멍이 들었소.”

음전네가 치마를 걷어 올리고 속곳을 벌려 희뿌연 허벅지 살을 보여주었다. 아닌게 아니라, 사타구니 부근의 허벅지 살에 피멍이 들어 있었다.

“그리 못 참겄든가? 흐기사 나도 임자가 그리웠구만.”

강쇠 놈의 말에 계집이 참말이요? 하고 물었다.

“내가 비록 잡놈일망정 계집을 두고는 거짓말얼 못허네.”

“헌디, 멋 댐시 비깜얼 안했소?”

음전네가 눈을 하얗게 흘겼다. 그런 계집의 눈에 물기가 촉촉히 고였다. 어느 사이에 계집은 이랫녁을 적신 채 사내의 살몽둥이를 갈망하고 있었다.

“아까 말 안했는가? 참말로 임자가 요놈얼 낫으로 짤라뿌리까 겁이 나서 올 수가 있어야제.”

강쇠 놈이 음전네의 손 하나를 사타구니 사이에 놓아주며 의뭉을 떨었다.

“아무려면 이년이 속창아리가 없어도 글제, 이 소중헌 것얼 짤르겄소? 열 계집이건 백 계집이건 상관없소. 이년의 허벅지에 피멍만 안 들게 맹그라주씨요. 열흘에 한번, 보름에 한번이라도 들려만 주씨요.”

음전네가 강쇠 놈의 물건을 조물락거리며 한숨을 내쉬었다.

“알겄구만. 헌디, 저 자구가 자꾸만 눈에 거슬리는구만. 도장방으로라도 들어가까?”

“상관 없당깨요. 정 눈에 걸리면 이렇게 허면 되제요.”

음전네가 정사령놈의 얼굴에 제 치마를 벗어 덮어버렸다. 정사령 놈이 으으으 고함을 내질렀으나, 모기소리만도 못했다.

“인자 됐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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