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루지기 노래 <665>당장 죽어도 여한이 없을 것
가루지기 노래 <665>당장 죽어도 여한이 없을 것
  • <최정주 글>
  • 승인 2004.01.07 17: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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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강쇠의 전성시대 <45>

음전네가 무엇에 떠밀린듯이 강쇠 놈을 안고 앞으로 넘어졌다.

“숨이나 좀 돌리고 해도 괜찮헌디.”

강쇠 놈이 중얼거리며 바지를 벗었다. 음전네가 이미 물기가 밴 살구멍을 사내의 연장으로 막아버렸다.

“흐메, 죽겄는 것.”

처음부터 음전네가 몸을 부르르 떨었다. 젖을 먹고 귓부리를 핥을 틈도 없었다. 사내는 멀쩡한데 계집이 저 혼자 깝죽거리다가 뒤로 벌렁 자지러졌다.

‘급허기넌 급했구만이. 밭도 안 갈았는디, 저 혼자 지랄이구만이.’

강쇠 놈이 혀를 툭 차고 계집을 바짝 끌어당겨 두 팔로 안았다. 할딱거리는 숨기운만 느껴질 뿐 계집은 꼼짝을 못했다.

‘흐참, 내가 별놈의 짓얼 다허능구만이. 서방놈을 옆에 두고 계집허고 살방애럴 찧기넌 또 첨이구만.’

그런 생각을 하다보니까, 강쇠 놈의 머리 속으로 정사령놈을 약이나 올리자는 생각이 퍼뜩 지나갔다. 따지고 보면 정사령놈한테 행패는 당했을 망정 제 놈도 분풀이를 할만큼 했건만, 앉으면 눕고 싶은 것이 간사한 사람의 심뽀라고, 기왕에 서방 앞에서 살풀이 판을 벌였을 바에야 보여줄 것을 다 보여주자는 심사였다.

계집을 가만히 안아 들고 일어난 강쇠 놈이 계집을 밑으로 눕히고 정사령 놈의 얼굴을 가린 치마를 걷어버렸다.

정사령놈이 두 눈을 부릎 뜨고 년 놈을 노려 보았다.

“어뜨요? 보기 좋소?”

강쇠 놈이 정사령을 향해 빙긋 웃으며 중얼거리고는 음전네의 가슴을 핥다가 귓부리를 쪽쪽 소리가 나도록 빨다가 앞구녕과 뒷구녕 사이를 지긋이 눌렀다. 그러자 정신을 차린 계집의 엉덩이가 들썩거렸다.

“여그가 어디요? 시방.”

음전네가 눈물이 괸 눈으로 물었다.

“어디긴, 어디당가? 내 품 속이제.”

강쇠놈의 대꾸에 음전네가 눈물을 주루국 흘리며 말했다.

“아, 서방님. 이대로 죽어도 좋아요. 이년이 얼매나 서방님얼 오매불망 지달린 줄 아시요?

서방님 품에 한번만 더 앵길 수 있다면 당장 죽어도 여한이 없을 것 같앴소.“

“내가 그리도 보고 싶었능가?”

“그걸 말씸이라고 허시요? 날마동 주막을 찾아갔었소. 주모가 모른다고 탈탈 털어뿌립디다. 자기도 찾는디, 하늘로 솟았능가, 땅으로 꺼졌능가 안 보인다고 고개를 내흔듭디다.”

음전네가 타령조로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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