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이고, 흐이고 좋소. 아자씨 손이 약손인갑소. 온 몸이 시언해지
는 것이 오뉴월 염복에 지리산 계곡물에 멱을 감는 것 맨키로 좋
소.”
“그렇소. 아짐씨가 좋당깨 나도 좋소.”
박가가 대꾸했다. 그런데 숨소리가 조금 이상했다. 아무리 돌부처
같은 사낼망정 젊은 계집의 몸을 떡주무르듯이 주무르다보니 슬며
시 딴 욕심이 생기는 모양이었다. 옹녀 년은 그렇게 믿었다. 그러
나 박가의 손길은 아랫녁 살구멍에서 반뼘남짓 아래 쪽에서만 놀
뿐, 그 위로는 범접을 못했다. 옹녀 년이 쪼깨만 우로, 쪼개만 우
로, 하고 사정을 해도 마찬가지였다. 사내가 등을 주무르고 꾹꾹 누
를 때부터 이미 아랫녁에 모닥불이 타오르던 옹녀 년의 입에서 아흐
아흐하고 신음이 쏟아져 나왔다. 박가라고 계집의 그런 소리를 못
알아들을 리가 없었다. 그런데도 손길은 여전히 저만큼 아래 쪽에서
만 놀고 있는 것이었다.
아랫녁을 이리 비틀고 저리 비틀던 옹녀 년이 에라, 모르겠다, 설
마 쫓아내지야 않겄제, 중얼거리며 사내의 손을 제 아랫녁에 얹어주
고는 두 다리를 꼭 오무렸다.
“왜 이러시오? 아짐씨.”
“왜 그런지 참말 모르겄소? 마누래가 아럴 낳다가 죽었다면 남녀
간의 이치도 알만큼 알만헌 사람이 이년의 속뜻얼 참말 모르겄소?”
옹녀 년이 벌떡 몸을 일으켜 박가를 덥썩 안았다.
“아, 아짐씨. 참말로 왜 이러시오?”
박가가 몸을 비틀며 빠져나가려고 용을 썼다. 그럴수록 옹녀 년은
두 팔에 힘을 잔뜩 주고 박가를 부등켜 안았다. 사내의 숨소리에,
사내의 따뜻한 몸을 느낀 가슴이 슬며시 부풀어 올랐다.
“아자씨, 이년얼 한번만 보듬아 주씨요. 암소리 마시고 한번만 보
듬아 주씨요.”
“안 되는구만요. 이것언 사람의 도리가 아니구만요. 낸들 아직언
젊디 젊은 놈인디, 어찌 욕심이 없겄소. 아짐씨의 똥오짐 수발꺼정
다 디려디렸는디, 볼 것언 다 보았는디, 어찌 욕심이 없겄소. 허나
이것언 안 되는구만요. 차라리 나 혼자 용두질얼 허고 말제, 아짐씨
헌테 그럴 수는 없구만요.”
박가가 계집의 두 팔을 떼어내려고 안달을 했다. 그럴수록 계집은
끈질기게 달라붙었다. 더구나, 박가가 기운이라도 쓰려고하면 하이
고, 아프요, 어쩌고 하면서 감창소리와는 다른 비명을 내지르니, 어
쩔 수가 없었다.
그것을 눈치 챈 옹녀 년이 손 하나를 내려 박가의 사타구니를 더듬
었다. 입으로는 아니라고 하면서도 마음은 안 그랬던지 박가의 거시
기 놈은 이미 천정이라도 뚫을 듯이 일어서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