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축산농가
위기의 축산농가
  • 김경섭기자
  • 승인 2004.02.10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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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잇따른 가축질병 발생으로 축산농가에 엄청난 타격과 함께 사육기반 붕괴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도내에서는 한우와 젖소들의 브루셀라병이 한 농가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재 발생함으로써 방역의 허점마저 드러내고 있어 도내 축산농가들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정읍지역에서는 지난해 2월 최초로 브루셀라병이 발병한 이후 지금까지 감염농가가 12농가로 늘었으며 이들 농가에서 살처분한 젖소와 한우는 모두 1천여두에 육박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확실한 방역체제 구축이 어려울 경우에는 소 사육을 포기해야 할 상황에 처해 있다.

 여기에다 가축질병 발생에 따른 소비둔화 등으로 양계농가 뿐만 아니라 관련 업계까지 피해를 입고 있는 실정이다.

 ▲잇따른 가축질병, 무너지는 축산농가:도내 축산농가들은 지난해 3월에 발생한 돼지 콜레라에 이어 소 브루셀라, 조류독감 등 잇딴 가축질병 발생으로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특히 도내 시·군 가운데 최대 규모의 한우·젖소를 사육하고 있는 정읍지역에서 지난 2월부터 최근까지 모두 12 축산농가에서 소 브루셀라병이 집중적으로 발생, 1천여마리의 한우와 젖소가 살(殺) 처분 되는 등 축산농가들이 막대한 타격을 입고 있다.

 더욱이 지난해 브루셀라가 발생했던 축산농가에서 1년여만에 또다시 재발, 브루셀라 예방에 허점을 드러내며 축산농가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2월 브루셀라가 발생했던 정읍시 신태인읍 J모씨

(40) 농장에서 이달 초 브루셀라병이 재발, 모두 22마리의 한우가 살(殺) 처분됐다.

 이 농장은 지난해 사육중인 소에서 브루셀라 의양성 반응을 보였던 것으로 그 후 방역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축산농민들의 불안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농장주 J씨는 “지난해 2월 브루셀라 의양성 반응을 보인 소 3마리를 도살 처분했을 뿐 방역이나 피 검사 등은 한번도 받지 못했다”며 “지난 31일 병이 재발한 뒤에야 처음으로 방역소독을 받았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지난해 12월 발생한 조류독감은 아직까지 도내에서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도내 양계농가들의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해 3월 발생한 돼지콜레라로 돼지 1만여 마리가 살 처분 되는 등 최근 전국적으로 잇딴 가축 질병이 발생하고 있어 이에 대한 축산농가들의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가축 질병 발생에 따른 피해:브루셀라 발생으로 한우와 젖소를 살(殺) 처분에 참여한 정읍지역 축산농가들은 턱없이 부족한 보상금으로 빚독촉에 시달리며 생계위협까지 받고 있어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또 일부 축산농가는 아직까지 재입식을 하지 못해 사육기반 붕괴 우려 마저 주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한우를 살 처분했던 김모씨는 “지난해 2월 사육중인 한우를 모두 살 처분한 후 아직까지 재 입식을 하지 못했다”며 “현재 소득원이 없어 재 입식은 물론 농장 증축시 대출받은 돈을 갚아야 하는데 막막하기만 하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따라 정읍지역 축산농가들은 생계유지를 위해 이 지역을 재해지역으로 선포하고 브루셀라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백신접종 등 정부 차원의 대책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12월 중순께 발생,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조류독감은 현재까지 도내에서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소비둔화 등으로 도내 닭·오리 사육농가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도내 양계농가들은 지난달 조류독감 발생 이후 소비둔화로 산지가격이 폭락한 반면 사료값은 전년에 비해 최고 10%대까지 인상돼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이 뿐만 아니라 국내 최대 닭고기 가공업체인 (주)하림과 음식

점, 치킨점 등도 마찬가지로 판매부진으로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실제 지난해 12월 조류독감 발생에 따른 살(殺) 처분과 육계 값 폭락 등에 따른 1차 피해 규모가 1천265억원인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닭고기 소비위축으로 위한 사료업계와 도계·유통업체·일반 판매업체의 피해 규모도 지난 45일 동안 4천200억원대인 것으로 조사됐으며 이같은 현상이 6개월 동안 지속될 경우 약 2조1천억원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전망됐다.

 한우사육농 김모(47)씨는 “IMF이후 소규모 축산농은 사료비 부담 등으로 소·돼지를 조기방출하는 등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겪으며 버텨왔는데 이번 사태로 축산기반 붕괴는 물론 국내시장 공동화를 낳을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브루셀라 확산 원인:그동안 젖소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한 브루셀라가 지난 2000년 이후부터 한우에서도 집중적으로 발병하는 등 확산조짐을 보이고 있다.

 도 축산당국은 이같은 원인에 대해 지역단위 혹은 광역단위 쇠고기 브랜드사업이 추진되면서 한·육우의 교류가 잦아진 것이 한·육우에서 브루셀라의 발생이 늘어나는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정읍의 경우에서도 나타나 축협의 한 종축장에서 브루셀라에 걸린 소를 정읍지역 발생농가에 분양하면서 12개 농가에서 집단적으로 브루셀라가 발생한 것.

 이에 따라 축산농가들은 사실상 질병 전파의 원인이 질병이 걸린 소에 의한 직접전파가 원인이라며 이에 대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북도 방역 대책:전북 정읍에서 한우 브루셀라병이 좀처럼 진정되지 않음에 따라 전북도와 정읍시가 감염률 조사에 착수했다.

 7일 전북도에 따르면 정읍시와 함께 축산진흥연구소의 협조를 받아 이날부터 내달 7일까지 정읍지역 한우 사육농가를 대상으로 긴급 감염률 조사에 나섰다.

 조사 대상 한우는 약 1만1천여마리로 정읍지역 전체 사육두수 3만5천마리의 31%에 해당 되는 수치다.

 채혈은 정읍시가 직원과 사육 농민 700여명을 투입해 진행하며 혈청검사는 축산진흥연구원연구소 직원 140명이 맡는다.

 전북도 관계자는 “브루셀라 긴급 감염률 조사는 전국에서 처음 실시되는 것으로 이번 조사결과에 따라 정부에 살처분 또는 백신접종 여부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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