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애향운동본부 임병찬 총재
전북애향운동본부 임병찬 총재
  • 박기홍기자
  • 승인 2004.02.15 14: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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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북애향운동본부가 임병찬 총재 시대를 맞아 인적혁신을 마무리하고 새 출발선상에 섰다. 지난달 28일 취임 이후 2주만에 50%에 가까운 임원진 교체의 용단을 내린 신임 임 총재는 “200만 도민의 통합된 의지를 모아 지역발전에 매진하는 견인차 역할을 다할 것”이라며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고향 지키기 운동’이 곧 ‘애향 운동’이라고 규정한 임 총재는 “젖과 꿀이 흐르는 기름진 전북을 창출하기 위해 ‘건강한 사회 만들기’, ‘전북 새 바람 일으키기’ 캠페인을 벌이는 등 도민과 전북발전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조건없이 나서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방송과 신문 등에서 30여 년 동안 언론인의 외 길을 걸어온 임 총재는 진안군민의 장 애향장수상(98년), 향토언론인상(99년), 중외언론인상(2000년), 적십자사 광무장 금장수상(2001년) 등의 수상경력에서 알 수 있듯 고향 전북사랑이 남 다르다.

 -취임 후 곧바로 인적 쇄신을 단행하셨습니다.

 ▲고뇌의 연속이었지요. 조직의 연륜이 쌓이면서 구성원도 그렇게 됐는데, 주변에선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하지만 시대가 변화를 요구한다면 이에 부응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50%에 가까운 임원진 교체를 단행했습니다. 권력이나 반대급부가 있는 기관은 아니지만 도민이 원한다면 그렇게 해야죠.

 지난 13일 열린 대의원총회에서는 본부 이사 57명 가운데 절반 가량인 27명이 바뀌는 대수술이 단행됐고, 40∼50대의 참신한 인물이 대거 수혈됐습니다. 젊어진 만큼 이제 도민과 지역발전을 위해 조건없이 뛰는 일만 남았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관변단체가 아니냐는 시각이 있습니다.

 ▲보는 시각에 따라 다릅니다. 애향운동본부는 태생적으로 고향사랑, 전북발전을 기치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행정기관에서 이런 계획이 나오면 긍정적으로 밀어줘야 하는 것 아닙니까. 관(官)의 혜택이 있어 앞장서는 것처럼 오해하고 있는데, 절대 그렇지 않아요. 출범 이후 27년 동안 관의 지원은 단 한 푼도 받지 않았어요. 총재단과 이사 등 70명의 인원이 회비를 내서 자구적인 노력으로 홀로서기를 해온 곳, 바로 이 단체가 애향운동본부입니다.

 -본부의 생명력이 어디에 있었는지 알 것 같습니다.

 ▲지난 77년 정확히 9월13일에 태동한 애향운동본부는 곧바로 발생한 이리역 폭발사고 때 도민과 함께 하는 등 ‘폐허와 척박한 땅 전북’을 ‘꿈과 희망이 있는 미래의 지역’으로 바꾸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도민의 아픔을 어루만지고, 가슴에 담아둔 말을 대신 뱉는 등 지역을 위해 뛰어왔습니다.

 80년대 오영수 작가 필화사건 때 도민의 상처 난 자존심을 감싸며 규탄대회를 한 것도 바로 애향운동본부입니다. 90년대엔 IMF의 상흔을 어루만지며 금 모으기 운동 등을 펼쳤고, 동계유니버시아드대회 때는 5억원의 성금을 모아 조직위에 전달하기도 했지요. 이렇듯 관의 지원을 받지 않으면서 지역발전의 선봉장에 서니 도민들이 박수를 치는 것 아니겠습니다.

 -인재육성도 주력해온 것으로 압니다.

 ▲그렇습니다. 전북애향장학재단을 운영하며 매년 70명 가량의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해왔습니다. 20여 년 세월이 흘렀으니 2천명 가량의 도내 인재가 장학금 혜택을 받은 셈이지요. 유성엽 정읍시장이 바로 1회 장학생이었고, 고시합격자만 29명을 배출하기도 했지요.

각계각층에서 동량 역할을 하는 모습을 보면 흐뭇합니다. 현재의 서울장학숙도 90년대 초 애향운동본부에서 30억원을 걷어 건립한 ‘서울애향장학숙’이 그 모태입니다.

 -‘애향운동헌장’은 ‘내 고장을 자랑하는 전북인’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왜 그렇습니까. ▲사실 본부가 출범한 70년대 후반기는 전북이 어려웠습니다. 지난 69년 미증유의 한해(旱害)가 닥쳤고, 전북은 첫 이농현상의 아픔을 겪었어요. 그리고 10년 후인 79년에 다시 극심한 가뭄이 왔지요. 경제는 어려웠고, 지역민들은 구두?기나 일용직 잡일로 생계를 연명했던 시기이지요. 여기에 역대 정권의 푸대접이 이어지고….

이러다 보니 스스로 폄하하고, 외부의 하대도 적잖았습니다. ‘전라도 개땅쇠’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으니. 그래서 ‘자랑스런 전북인’을 주창하게 된 것입니다. 전북인의 자존심을 세우기 위해 ‘전북인물지’를 발간(현재 7집까지 나와있음)하고, 판소리 문제를 처음으로 제기하며, ‘광복 50년 전북발전사’도 내놓았지요.

 -일종의 의식개혁 운동이었군요.

 ▲잘 보셨습니다. 전문화 추세의 요즘 NGO 활동과 달리 애향운동본부는 포괄적인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아는 사람이 뒤에서 비수를 꼽는다는 말 있지요? 투서와 진정, 음해, 중상모략이 판을 치는 사회는 불행한 사회입니다. 선진화된 의식 없이는 진정한 선진사회를 만들 수 없어요. 그래서 인재육성과 함께 건강한 사회 만들기, 전북에 새 바람 일으키기 운동을 적극 추진할 생각입니다.

 -취임사에서는 종래의 사업 외에 5대 신규사업을 강조하셨습니다. 

▲조직과 인력 강화가 그 첫 번째입니다. 이번의 인적쇄신도 같

은 맥락이지요. 두 번째로 약 10만명 가량의 인적 데이터베이스화를 추진, 온라인 상에서 지역현안의 도민역량 결집을 이끌어내고 내고장산품 사주기 등 애향운동을 전개할 작정입니다. 그간의 애향운동본부 활동이 오프라인 상에서 이뤄졌다면 이제 ‘온 라인’ 애향운동 시대도 열어가겠다는 말이지요. 아울러 투서 없는 사회, 건강한 전북을 주창하는 애향캠페인을 대대적으로 펼칠 작정입니다. 이밖에 인재육성 차원의 장학생 사후관리, 애향운동 30년사 편찬 등을 계획하고 있지요.

 -지역발전을 위해 3대 국책사업의 중요성이 더합니다. 애향운동본부 차원의 접근 계획을 소개해 주시지요.

 ▲새만금사업은 이제 가닥을 잡았다고 봅니다. 따라서 방조제의 적기완공과, 내부개발 용역에 따른 도민의 통합의견 반영 등에 적극 나설 생각입니다. 2014년 동계올림픽 전북유치는 당연합니다. 강원도가 ‘2010년 평창, 2014년 전북’이라는 동의서를 파기한 채 배신하면 안 됩니다. 대국민 약속이 깨지면 국민에게 불신을 심어주는 등 파상적 악영향을 미칩니다. 강원도는 죄악을 저질러선 안 됩니다. 원전센터는 법적 효력이 없는 주민투표로 인해 갈등이 심화할까 걱정입니다. 지금도 많은 상처를 입고 있는데, 더 큰 갈등이 휘몰아칠까 우려됩니다.

 -지역민의 단결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말씀입니까.

 ▲바로 그렇습니다. 전북은 현재 어려운 벽을 넘어 새로운 발전의 계기를 맞기 위해 용트림을 하고 있습니다. 지혜를 모아야 합니다. 따지고 보면 우리는 내부에서 발목을 잡아왔습니다. 김제공항이 그렇고, 새만금사업이 비슷한 이유로 흔들렸습니다. 상무대와 논산훈련소도 내부의 반대에 부딪쳐 다른 지역으로 갔잖습니까.

 여러 잘못된 선택으로 전북은 피폐해졌고, 떠나는 고장으로 전락했어요. 이제 역사적 선택, 올바른 판단을 해야 합니다. 애향운동본부가 도민의 에너지 결집에 적극 나서겠습니다.

 -끝으로 도민에게 한 말씀 해 주십시요.

 ▲전북은 현재 반목과 갈등, 도전과 시련을 겪고 있습니다. 이런 때일수록 도민의견을 결집하고 상처를 치유해 나가야 합니다. 우리도 제 몫을 찾기 위해 부단한 노력도 필요합니다. 도민을 하나로 묶는 데 우리 전북애향운동본부가 앞장설 계획입니다.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가져 주시고, 정치권도 도민과 같이 진군나팔을 불어야 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임병찬 총재는 누구인가] 

 전북애향운동본부 임병찬 총재의 애향(愛鄕)의식은 이미 지역에 잘 알려져 있다. 고향발전을 위해서라면 상대 불문, 조건 불문이다. 필요하다면 쓴 소리, 잔소리도 마다하지 않는다.

 방송과 신문에서 보낸 30여 년의 언론인 외 길은 전북 홀대 얘기만 나오면 울분을 토하는 치열한 삶의 연속이었다. 무장관, 무차관 시절엔 누구보다 흥분해서 전북 몫을 주장하기도 했다.

 화려한 수상 경력 속에 진안군민의장 애향장 수상(98년), 제1회 자랑스런 전고인상 수상(99년), 중외언론인상(2000년), 적십자사 광무장 금장수상(2001년) 등이 포함되어 있어 눈길을 끈다.

 각 분야의 왕성한 활동으로도 유명하다. 대한적십자사 전북지사회장,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 제84회 전국체전 조직위 위원 등을 역임했다. 장애인먼저실천협의회 전북회장, 고려대 교우회 상임이사, 전북통합방위협의회 위원 등의 현직을 맡아 고향을 위해 뛰고 있다. 전북애향운동본부 총재라는 현직이 더해져 어깨가 무거울 법도 하지만 “고향을 위해서라면…” 하고 수락했다는 후문이다.

저서에 전북인물 열전(동명출판사, 83년), 갯터의 비록(대흥정판사, 89년), 지방 방송의 현실과 미래(삼화출판사, 96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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