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드 공화국
누드 공화국
  • 태조로
  • 승인 2004.02.20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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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텔렌트 S양의 누드물이 상업적인 성공을 거둔 후 촉발된 ?누드 신드롬?에 10여명의 여성 연예인들이 너도나도 누드물 장사에 뛰어드는 것은 일찍이 유래를 찾을 수 없는 일이었다.

 어떤 연예인들은 헤어 누드까지도 불사하겠다니 참으로 가관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스포츠누드?니 ?패션누드?니 하여 차별화를 둔 누드를 찍겠다고 누드 업계가 설치더니 급기야는 종군 위안부를 소재로 삼은 누드 화보 집과 영상물을 촬영하고 이를 모바일과 인터넷을 통하여 유료서비스를 하겠다고 한다.

 이야말로 민족적 자존심마저 팽개치고 매국적 누드를 만들어 예술을 앞세운 돈벌이의 극치를 보여주는 것이다. 누드 기획사는 기자회견을 통해서 ?독도 분쟁에서 모티브를 얻었으며 종군 위안부 문제가 성 상품화의 원흉이다? 라고 자기 합리화인 궤변을 늘어놓으면서 얼굴에 숯검정을 칠하고 흰색 한복을 반만 걸친 체 겁먹은 표정을 짓고 있는 누드 사진 몇 장을 공개하였다. 이 사진들은 종군 위안부 피해자의 상징인 흰 무명저고리 섶 사이로 맨 가슴을 보여주며 사람들의 악마성에 소구하고 있었다. 이에 역사를 모독하는 성 상품화라는 국민적 공분을 사자 기획사는 누드를 통해 과거 일본군의 성 노예 피해자 문제를 다루면서 한?일 관계를 재 조명하는데 목적이 있으니 예정대로 일본, 네팔 등에서 추가 촬영을 하여 계획대로 유포하겠다고 말했다. 누드를 예술이냐? 외설이냐? 하는 이분법으로 논하는 게 요즈음의 추세이다. 그러나, 이런 논쟁 조차도 포르노가 판을 치는 이 시대에서는 시선을 끌지 못하는 것이 또한 사실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종군 위안부 누드가 이처럼 국민들의 감정을 폭발시킨 것은 우리 민족의 상처인 이 나라의 치욕의 역사와 이 땅의 딸들의 한을 제멋대로 갖다 붙여 한 낱 장사 속으로 이용했다는데 있었다. 우리들에게는 장래 대한민국을 짊어지고 가야 할 아들?딸들이 있다. 그들에게 어쩌면 포르노보다도 못한 빗나간 누드를 보여줘야 하는가를 심각하게 생각해 볼 문제이다. 가뜩이나 인터넷에 보기에도 민망한 각종 포르노 사이트들이 범람하여 교육적인 지도가 대단히 어려운 지경에 이르고 있는 현실에서 치욕적이고 불쾌감을 자극하는 누드까지 만들어 우리들의 아들?딸들에게 보여 줘야 하는가. 그들의 장래를 생각한다면 누드물을 제작하는 관계자들은 교육적 가치까지도 충분히 고려해야 함이 마땅할 것이다. 강제로 유린당하는 위안부라는 여성의 이미지를 차용해서 성적 자극을 극대화하는 것은 결국 우리들의 손으로 우리 할머니들을 성추행 하는 꼴이 되며 두 번 죽이는 일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일확천금을 얻으려는 발상은 국민 정서에도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며 결코 용납될 수도 없는 것이다. 수요가 있어야 공급이 있는게 세상의 이치다. 이제 우리 국민들도 깨어나야 한다. 이게 아니다 싶으면 발을 뺄줄도 알아야 한다. 먹으면 독이 된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먹을 수는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연예인들은 청소년들의 선망의 대성이며 동시에 우상이기도 하다. 그들의 패션이나 행동 하나 하나에 청소년들은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게 현실이다. 이게 사실이라고 인정하면서 연예인들 스스로 모범이 되어 청소년들의 거울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할 것이다.

 이렇다고 볼 때 대중으로부터 사랑 받는 연예인들이 잇따라 누드 광풍에 휩쓸려 드는 것을 보면서 이 나라가 누드 공화국으로 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한다.

 뿐만 아니라 우리 대중문화의 현실이 일면 참담하다고 생각하니 뒷맛이 씁쓸하기도 하다. 이제 우리는 연예인들에게 무조건 열광만 할 때가 아니다. 연예인 평가단이라도 발족하여 함량이 미달하거나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는 연예인들을 강제 퇴출시키는 퇴출 운동이나 스스로 퇴진할 수 있도록 자진 퇴진 운동을 벌려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관객이나 펜들이 앞장서서 연예인 평가시대를 열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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