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고의 이공계 진힉 기피
과학고의 이공계 진힉 기피
  • 승인 2004.02.22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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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 과학발전을 선도하고 과학기술 영재를 발굴하기 위해서 만든 과학고 학생들이 이공계 진학을 기피하고 의대나 한의대를 선택하는 예가 해마다 늘고있어 과학고의 설립목적과 취지가 크게 흔들이고 있다. 전북 과학고의 경우 금년에 졸업한 42명 중 2학년 때 KAIST에 진학이 확정된 17명을 제외한 25명 중 절반을 넘는 13명이 이공계 대신 의대와 한의대 진학을 선택한 것으로 드러나 과학고의 미래가 매우 불투명 할 뿐만 아니라 입시명문으로 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전북 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현상으로 우리 과학교육이 가지고 있는 가장 심각한 문제라는데 우려의 소리가 높다. 그 이유는 이공계를 나와봐야 사회적 대접을 제대로 받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똑같은 공부를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남보다 열심히 공부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저 노동자 취급에 불과하다는 사회적 편견과 구조적 문제로 이공계 출신들의 설자리가 없다는 것은 참으로 가슴아픈일이다.

 더욱이 말만 과학입국해놓고 정작 엘리트들이 자기전공에 따라 국가발전과 학문연구에 심취할 수 있는 기본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지 못한 사회구조나, 과학자들에 대한 사회적 예우가 낮아 자연 수입이 좋고 장래성이 있는 의대나 한의대로 빠져나갈 수밖에 없는 우리의 현실 또한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그러나 특목적고하면 어떻든 국가가 많은 예산과 시설 그리고 특수교사진으로 하여금 교육의 질을 개선하고 많은 특례를 베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이들이 국가의 교육목적과 달리 그들의 개인적 이익을 위한 방향으로 이탈한다면 이것은 정부의 교육투자가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며, 어느 의미에서는 특정계층을 위한 입시학원으로 본말이 전도될 수도 있다.

 이것은 기본적으로 정부의 과학고나 특목적고의 기본원칙이 빗나가고 있다는 의미이며 경우에 따라서는 교육의 보편적이고 평등원칙을 위반한 일이라 보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우리는 이번 기회에 과학교육의 새로운 대책을 내놔야 하며 이공계 대학의 사회적 비중을 다시 정립해야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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