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 1년 새살이 돋는다면
참여정부 1년 새살이 돋는다면
  • 노상운 기자
  • 승인 2004.02.24 14: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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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년간 우리 현대사를 상징하고 지탱해 온 대내외 핵심적 기제와 그에 대한 인식의 틀이 구조적으로 변화를 맞았다. 반세기 동안 한반도 평화와 안보의 지렛대였던 미군이 한강 이남으로 기지를 이전하는 것과 북한의 핵 전면폐기 용의가 표명된 뒤 열리는 오늘의 북경 북핵6자회담은 그런 상황의 가장 선명한 부각이다.

 현 정부가 들어서자마자 전정부의 대북 비밀송금에 대한 특검을 실시하였고, 현직 대통령이 뛴 대선의 부정선거자금 모금이 바로 그 당사자 대통령에 의해 파헤쳐지고 있으며, 그 현직 대통령 측근들의 대선기간과 당선 후에 걸친 부정비리에 대해 임기첫해 두번째 특검이 진행중이다.

 대통령 임기 초 당적 이탈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였고 대통령 측근들의 비리 누적으로 취임 불과 7개월만에 ‘국민에 재신임을 묻겠다’는 선언과, 각당의 재신임 수용 여부와 헌법재판소의 판결, 급기야 오는 4.15총선 전후 어떤 식으로든 마무리가 돼야 한다는 방침 천명과 총선을 앞에 두고 벌어지고 있는 각 정당의 재편 바람도 이전의 양태와 판이하다.

 경제면에서 미증유의 신용카드 대란과 380만명의 신용불량자 양산, 이에 따른 국민적 신용기반 붕괴 위기, 청년실업의 증가와 이공계 기피로 인한 과학기술 인력의 급감 그리고 그 부문의 위기감 고조, 한-칠레 FTA 국회 동의와 자유무역협정으로 대변되는 새로운 무역체계 형성은 먹고 사는 일의 험난한 예고다.

 이러한 속에서 앞으로 10년의 국가 의제가 나왔다. 2만불 시대의 구현이다. 1995년 GDP 1만달러에 턱걸이하던 순간 후퇴하거나 제자리걸음하며 소용돌이친 성장 기반과 동력의 구축에 10년을 보냈고, 지난해 IMF체제(국제통화기금관리)기간을 빼고는 가장 저율인 2.7% 성장 기록의 한파까지 치르면서 내놓은 아젠다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외교, 안보상 혹독한 상처를 추스르고 종기를 짜내면서 돋는 새살의 모습이다. 이는 참여정부 1년의 새살이라기보다 그 이전 10년의 과정적 생성이라고 봄이 타당할 것이다. 그 2만불 의제가 태어나 청청 살아 결실을 얻기 위한 임기 2년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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