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세계소리축제 집안잔치 우려
전주세계소리축제 집안잔치 우려
  • 김경섭 기자
  • 승인 2004.03.04 1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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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숙선 위원장 경영능력 의문 제기속 내홍
 전주세계소리축제의 예산이 대폭 잘린 데 이어 조직정비마저 지연되며 올해 행사의 큰 틀이 잡히지 못하는 등 자칫 시간에 쫓겨 ‘집안 잔치’로 전략할 우려를 낳고 있다.

 5일 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에 따르면 올해 12억4천100만원의 사업비를 들여 지난해와 같은 시기인 올해 9월말부터 10월초까지 ‘2004년도 전주세계소리 축제’를 개최할 예정이다. 그러나 올해 사업비는 지난해(23억3천만원)의 절반 수준에 그칠 뿐만 아니라 행사가 처음 열린 2001년의 48억5천만원에 비해선 4분의1 수준에 만족, 대회 일정과 행사규모의 대폭적인 축소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특히 세계축제의 핵이랄 수 있는 해외초청공연은 지난해 7개팀이 참여했으나 올해는 예산부족으로 2∼3개팀만 초청할 것으로 알려지는 등 ‘세계축제’라는 타이틀을 전혀 무색케 할 전망이다. 또 조직위원장이 최근에 새로 선임됐으나 행사를 총괄할 총 감독은 아직까지 공석으로 남아 있는가 하면 행사 개최를 위한 테마와 방향 등 프로그램과 일정마저도 아직까지 확정하지 못해 ‘행사부실’에 따른 국제적인 망신도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이미 2002년 12월에 모든 행사일정 및 일부 프로그램이 확정되는 등 1년 전부터 행사준비가 착착 진행됐으나 올해는 고작 남은 기간이 7개월에 불과, 부실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우려다. 이로 인해 축제의 최대 하이라이트인 창작 개막공연과 어린이 창극 공연은 아직까지 확정하지 못해 취소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더욱이 안숙선(국립극장 국립창극단장) 조직위원장에 대한 선출 과정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은 일부 조직위원이 사퇴하는 등 내홍을 빚는가 하면, 일부에서는 “안 위원장의 경영능력이 검증되지 않았다”며 “이런 상태에서 국제적인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를 수 있겠느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도내 예술단체의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행사 일정 등 프로그램을 확정하지 못했다면 올해 대회는 역대 최악의 행사로 치러질 가능성마저 배제할 수 없다”며 “전북의 소리문화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마련된 행사가 당초 계획대로 치러 질 수 있도록 조직위의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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