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황손 이석씨 '한일병합 무효 선언'
마지막 황손 이석씨 '한일병합 무효 선언'
  • 강웅철 기자
  • 승인 2004.03.04 18: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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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주 정착이 가시화된 조선시대 마지막 황손 이 석씨(62)가 지난 3·1절을 맞아 일본을 방문해 도쿄 심장부인 왕궁 앞에서 한일병합 무효선언을 하고 귀국해 화제가 되고 있다.

  그동안 학계와 시민단체 등에서는 한일병합 무효를 수없이 선언했지만 황손들은 침묵으로 일관해 온 게 사실.

  그러나 의친왕의 아들로 ‘비둘기 집’을 부른 가수로 유명한 이 석씨는 황실의 체면을 벗어던지고 일본에 한민족 정기를 심고 돌아 왔다.

  이씨의 일본 방문은 활빈단 홍정식 단장(55)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홍 단장이 “일본 심장부인 일 왕궁으로 가서 한일병합 무효선언을 하자”고 권유했고 이씨는 이를 흔쾌히 수락을 한 것.

 이 씨의 일본 방문에는 홍 단장과 김형석씨(독립운동가), 이창림 교수(역사고고학), 최대한씨(사업가), 주재민씨(전주시의회의원), 이계춘씨(태극사랑회장) 등이 동참했다. 이들은 D데이를 3·1절로 잡고 차근차근 준비해 갔다.

  지난달 29일 일본에 도착한 이 석씨는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3·1절에 ‘신성 1번지’인 일 왕궁앞에서 일행과 함께 “한일병합 무효”를 목놓아 외쳤다.

 이 석씨가 ‘한일병합 무효’라는 순종의 유서를 읽어내려 가자 일행은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일본 경시청 차량이 쏜살같이 달려와 제지하는 바람에 일왕에게 무효선언문을 전달하지는 못했다.

 이 석씨는 2일에는 귀국까지 미루고 일본의 상징인 후지산에서 일본의 과거 만행을 성토하는 성명서를 낭독한 후 일본땅에서 죽어간 조선인들의 넋을 위로했다.

 3일 귀국한 이 석씨는 “일왕에게 한일병합 무효 선언문을 직접 전달하지는 못해 아쉽지만 항일병합이 일제의 강압에 의해 이뤄진 만행임을 일본인들에게 알리게 돼 무척 보람스러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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