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일까? 결혼은 자유를 구속하고 의무와 책임만 지우는 짜증나는 제도일까? 차라리 동거를 하거나 자유 연애를 하면서 쿨하게 사는게 좋을까?
하지만 콩깍지 씌어 한 결혼이라면, 어차피 해야 할 결혼이라면 그 이야기는 달라진다.
MBC 공채 탤런트에서 스튜어디스, 옷장사 등을 거쳐 아·나·기(아줌마는 나라의 기둥)운동을 이끌며 이 땅 아줌마들의 거듭남과 사회 참여를 주장해온 김용숙씨가 신간 “결혼 大 사기극”(도서출판 글로세움·9천원)을 펴냈다. 그는 저서를 통해 결혼의 허구와 사기적 속성, 사기극으로 시작된 결혼을 행복으로 풀어가는 방법을 명쾌하게 설명해주고 있다.저자는 결혼 후 사기를 당한 분함으로 3개월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눈물을 쏟았다. 하지만 이 사기극의 각본 역시 스스로 쓴 것이고 주인공도 자청해서 한 것이다. 25년이 넘는 결혼생활에서 저자가 얻은 결론은 어차피 스스로 선택한 바에 서로에게 바라는 것 없이 각자 신나게 싸우고 부딪치며 살자는 것이다. 싸움을 통해 더 많이 두들겨 맞고 더 많이 배워서 성숙해지자는 것이다.
결혼은 잘 먹고 잘 살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보다 더 성장하기 위해서 인내, 용기, 희생, 기다림, 보살핌, 헌신 등 결혼하지 않으면 결코 배울 수 없는 인생의 가치에 도전하기 위해서라고 저자는 말해주고 있다.
페이지 한장, 문장 하나하나에 고민의 흔적이 묻어나는 김용숙의 글은 단순무식을 넘어 경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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