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 마을 지킴이·정악 발간
전라북도 마을 지킴이·정악 발간
  • 강영희 기자
  • 승인 2004.03.08 16: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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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을을 든든히 지키고 있는 당산나무와 산신각.

 수년전만 해도 그 곳은 마을의 대소사를 결정짓는 소중한 공간으로 마을 주민의 단합을 이끌어내는 초자연적인 공간이라는 점에서 뜻깊은 의미를 안겨준다.

 하지만 그 곳의 가치가 조금씩 잊혀져가고 심지어 폐기처분 되는 경우도 적지 않아 심가성을 더해주는 요즘, 전라북도가 기획한 전통문화예술 정리사업의 첫 결실이 나왔다. 전라북도가 발행하고 사단법인 마당이 연구기관으로 참여한 전통문화예술의 정리 ‘전라북도 마을지킴이, 정악’이 그것.

 아주 쉽게 조금씩 잊혀져가는 우리의 전통문화유산을 자세하게 조명하고 있다. 758쪽에 이르는 그 의미와 함께 8개월에 걸친 노력들이 우선 돋보이는 산물이다. <편집자 주> 

 정읍시 신태인읍 육리 당집(당산집). 마을 뒤 야산에 위치한 당집은 흉가를 능가한다.

 금방이라도 오금이 저릴 만큼 무서운 소리가 들릴 법하다. 당산제를 지내는 이곳은 2년전 이 제가 단절되면서 자연스럽게 폐가로 밀려났다. 담장이 무너지고 대나무가 죽으면서 시누대로 교체되었다고 한다.

 이곳의 당집은 우리의 무관심이 오랫동안 이어져 내려온 신앙과 같은 존재를 무너뜨리고 있는 가장 좋은 예다.

 수백년, 수천년동안 우리 선조의 지킴이로 묵묵히 자리를 지켜온 존재들은 책임연구원과 연구보조원이 현장을 누비며 엮은 “전통문화예술의 정리-전라북도 마을 지킴이·정악”으로 되살아났다.

 이 책은 수없이 쏟아져 나오는 전통문화예술 서적가운데 현장성을 더하면서 올곧은 향기를 발산하고 있다.

  우선 민초들의 삶의 흔적을 기록하고 그들이 터득했던 조화의 철학을 오늘에 되살리기 위한 분주한 여정이 돋보이는 마을지킴이는 마을의 역사와 토착적 정신문화를 상징하는 연구 실적물이다. 특히 전북 지역 곳곳을 꼼꼼히 들여다 본 연구원들의 열정과 노력으로 지금까지 연구 성과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의미 있는 발걸음이었다는 평가를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전통음악의 경우 구비 전승되는 특성을 갖는 까닭에 문헌과 자료 기록이 미흡하기 때문에 많은 아쉬움이 지금까지 있었던 것이 사실이며 활발한 민속악에 비해 정악은 상대적으로 소홀하게 취급받은 것 또한 인지할 수 있다.

 따라서 정악 또한 정리한 이 책은 8개월 동안 전북지역 곳곳을 뒤져 구술자료를 모으고 자료를 정리하며, 정악관련 인물들과 면면히 내려온 음악의 흔적들을 오롯이 담아내는데 성공했다.

 특히 마음지킴이 정읍시를 비롯해 12개 시군을 세밀하게 조사한 성과물뿐 아니라 날이 갈수록 사라져버리는 마을 지킴이를 오늘의 모습으로 되새기고 있다. 이와 함께 악보를 정리함으로써 음악적 토대를 쌓아놓았다.

 한편 사단법인 마당이 기획과 진행을 맡고 한국전통문화학교 이종철총장이 책임연구원을 맡은 이 책에서 마음지킴이 연구원으로 김성식, 이상훈, 그리고 정악연구원은 황미연, 문정일이 각각 맡았으며, 연구보조원인 서해숙, 이선아, 김월덕, 한미옥, 이흥재, 황경신(이상 마을 지킴이)과 김가현, 김현주, 서경숙, 송현석(정악)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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