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재, 30년 정든 코트 은퇴
허재, 30년 정든 코트 은퇴
  • 승인 2004.03.08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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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 대통령' 허재(39.원주 TG삼보)가 30년간 정들었던 농구코트를 떠난다.

현역 최고참 농구선수인 허재는 8일 오후 3시 서울 논현동 소재 KBL 회관에서김주성을 비롯한 팀 후배들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플레이오프를끝으로 선수생활을 마감할 것"이라고 밝혔다.

허재는 "욕심같아선 1-2년을 더 뛰고 싶지만 아무래도 체력적인 문제가 있고 후배들에게도 길을 터 줘야 한다는 생각에 결단을 내렸다"고 설명한 뒤 "정규경기와플레이오프 통합챔피언을 차지한 뒤 유니폼을 벗고 싶다"고 말했다.

`농구 대통령'으로 불렸던 허재가 은퇴를 결심함에 따라 소속팀인 원주 TG삼보는 그의 등번호인 9번을 영구결번으로 공시할 예정이며 플레이오프가 끝난 뒤 은퇴식과 은퇴경기도 마련할 계획이다.

허재는 플레이오프가 끝나면 구단과 긴밀한 협의를 거쳐 미국으로 코치연수를떠나는 방안을 모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농구의 본고장인 미국으로 가서 한 2년정도 어학연수와 농구 기술을 전수받은뒤 지도자로서 팬들을 다시 만나고 싶다"고 밝힌 허재는 "화려하게 보낸 선수시절만큼이나 화려한 지도자가 되고 싶다"며 평소의 당찬 성격을 드러냈다.

용산고 시절부터 농구천재로 두각을 드러냈던 허재는 현란한 드리볼과 폭발적인슛감각으로 80-90년대 `오빠 부대'를 끌고 다녔던 국내 최고의 농구스타다.

중앙대와 실업팀 기아자동차를 거치면서 농구대잔치를 휩쓸면서 3차례나 최우수선수(MVP)로 뽑히는 등 화려한 전성기를 구가했다.

지난 97년에는 KBL이 출범하자 33살의 늦깎이로 프로에 뛰어든 뒤 이듬해인 '97-'98시즌 기아를 플레이오프 정상으로 이끌면서 MVP로 선정돼 또 한번 전성기를 누렸다.

98년 TG삼보로 이적한 허재는 지난 시즌 후배들과 더불어 다시 한번 챔피언컵을품에 안았고 불혹의 나이에 이른 올 시즌에도 풍부한 경험으로 후배들을 리드하며정규경기 우승의 감격까지 누렸다.

프로농구 통산 8시즌동안 4천524점, 1천148리바운드, 1천572어시스트, 508스틸을 기록한 허재는 올시즌에는 체력적인 열세로 인해 경기당 평균 11분26초를 뛰면서2.3점, 2.4어시스트, 1.2리바운드에 그쳤다.

그러나 허재는 "4강 플레이오프가 열흘 정도 남아 있으니 체력을 보강해 마지막무대에서 팀 우승에 일조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먼 훗날에는 김영기 총재님처럼 KBL에서도 종사하고 싶다"며 농구 행정가로서도 야심찬 속내를 드러낸 허재는 올 플레이오프를 끝으로 30년간 정들었던 팬들을떠난 뒤 2-3년 뒤 지도자로서 KBL 코트에 다시 돌아올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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