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당 전주대학교 그 터 이야기
명당 전주대학교 그 터 이야기
  • 강영희 기자
  • 승인 2004.03.09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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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지역 대학 중 사립 전주대학교는 현재 국제화·정보화 시대에 발맞춰 급성장하고 있는 대학으로 전국을 대표하는 사립 명문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런데 이 대학의 성장 속에는 단단한 교육철학으로 헌신한 한 사람의 노고가 담겨 있다.

 전주대가 기존 노송동 캠퍼스에서 현 위치인 효자동 천잠산 아래로 신축하게 되기까지 자신의 일인양 노력을 아끼지 않는 사람, 덕농(德農) 김상영 선생이 바로 주인공이다.

 당시 신축 이전지역 현지 관리소장이라는 중책을 맡아 학교부지를 매입하는 선봉장으로 전력투구해 온 그가 당시를 회고하며 ‘명당 전주대학교 그 터 이야기’를 발간했다.<편집자 주> 

 전주대 이전 초기에는 현재 대학 도서관과 건물 몇개에 불과했음을 보여주는 책 ‘명당 전주대학교 그 터 이야기’는 당시 모습을 표지로 담아냈다.

 덕망과 정성어린 피와 땀으로 각종 어려움을 풀어간 김상영 소장은 머릿말을 통해 부농이 되기보다 덕농이 되기를 꿈꿨다고 말한다. 그의 맑고 깨끗한 정신이 오늘의 전주대를 낳았음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이 책의 내용에 담긴 문제는 등골이 오싹할 정도로 이만 저만한 것이 아니었다. 지금은 말끔히 단장돼 알 수 없지만 당시 천잠산 일대는 조상대대로 물려받으며 온 문전옥토인 논과 밭으로 가득했다. 그 누가 생금 밭이요, 생명의 밥그릇인 과수원을 호락호락 쉬이 내놓으려 하겠는가? 그러한 이유로 김소장은 손발이 닳도록 토지 소유주들을 찾아 다니며 만나고 또 만나서 이해도 시키고 달래도 봤음을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또한 신축부지 구역 내에 존재해 있는 분묘만도 700기가 훨씬 넘었으니 산넘어 또 산이었다. 분묘는 전답과는 달라서 각 가문마다 조상 선대로부터 내려오는 나름대로 명당이라 여기고 종중의 종산이 있는가하면 연고인 불명의 고총도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었단다.

 김 소장은 자신이 전주대학교에 봉직한 23년이라는 세월을 돌아보며 “당시엔 도저히 해결이 불가능할 것으로 여겨졌던 난제들도 모두 해결되었고 이제는 전라북도내의 대학으로서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명성을 날리는 전주대학교로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는데 미력하나마 힘을 보탰다는 자부심으로 그동안 모든 고통들을 즐거움으로 기억하고 있다”고 회고했다. 그는 또한 “훌륭한 캠퍼스를 소유하게 된 것이 결코 쉽게 이뤄진 것이 아니었음을 훗날의 전주대인 모두에게 알리고 싶다”고 진솔하게 말했다.

 약 25년전 전주대학이 종합대학으로 승인받을 수 있도록 30만평의 부지를 매입해 전주대학을 신축이전 해달라는 요청을 받은 김 소장이 1979년 부지 매입에 착수, 45여일 만에 16만 5천평을 매입해 신축이전부지의 50% 이상을 확보함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책은 총 19장으로 구성, 천잠산에 대학 소개와 부지 매입에 대한 어려움, 긴급을 요했던 분묘이장, 공동묘지 이장의 어려움 등을 토로하고 있다. 아울러 전주대 신축이전 추진위원 명단을 비롯해 정간 영생재단, 상훈관계를 부록으로 실었다.

 저자인 김상영 선생은 이 지역에 뿌리를 둔 올곧은 사람으로 4-H클럽 운동과 단위농협 조합장 등을 통해 농촌진흥운동에 헌신, 완주군 농협 이사, 전주대 신축이전지역 현지관리소장, 국립 전주박물관 건립 부지조성 추진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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