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말하는 화(和)
일본이 말하는 화(和)
  • 승인 2004.03.10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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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할 화(和)자는 온화하며 조화롭다는 의미로 서로 응하며 뜻이 맞아 모든 것이 좋다는 글자다.

 일본인들은 이 和자를 내세워 스스로 ‘화(和)의 문화’라고 앞세우며, 일식을 ‘와쇼쿠(和食)’라고 하고, 일본 의복을 ‘와후쿠(和服)’, 그리고 자기네의 글을‘와문(和文)’이라고 한다.

 때로는 화(和)가 일본 자체를 의미하는 말로도 쓰이며, 그러한 이유로 일본인들은 일본을‘야마토(大和)’라고 하는 것이다.

 그처럼 화(和)를 좋아 한다는 일본이 최근 들어 화(禍)를 자초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한.일 월드컵 공동개최 이후 양국관계가 상당히 좋아지고 있던 중 발생한 일본수상의 야스쿠니신사 매년 참배 발언이나, 일본 우정국의 독도 우표 발행 등이 우리 국민들의 묵은 감정을 자극하고 있다.

 때마침 60년 만에 통과된‘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자 이 법안을 친북좌파의원들이 추진했다는 일본 산케이신문의 왜곡보도는 우리가 스스로의 잘못된 과거를 바로잡고 일제의 잔재를 청산하겠다는 주권적 권리를 침해하고 있는 것이다.

 92.1.8일부터 시작해 3월17일이면 위안부할머니들의 일본 대사관 앞 수요 집회도 600회를 맞는다.

 위안부 문제에 관해서도 2003년 말 현재 생존해 계시는 128명의 위안부 할머니들 중 10명의 할머니가 경기도 퇴촌에 마련된 <나눔의 집>에 살고 계시는데, 그곳으로 일본의 언론과 학자, 그리고 많은 일본사람들이 찾아와 당시의 진실을 듣고 진심으로 사죄하고 돌아가 심정적으로 나마 다소 위로가 된다고 한다.

 또, 한국과 일본의 네티즌을 상대로 한 인터넷 설문조사에서는 국내 네티즌 224명중 83%, 일본네티즌 170명중 78%가 한일관계가 점차 나아질 것이라던 미래지향적인 기대도 있었다.

 한데, 계속되는 일본 지도부의 망언과 외교상 관례에 벗어난 행동들은 그러한 양국 국민들의 바람과 자신들이 주장하는 화합의 문화와도 거리가 있다.

 본디 일본의 문화 안에 녹아 있는 화(和)의 참뜻은 공동체 속에서 협조를 목표로 한다는 것을 서로가 암묵적으로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며, 그 틀 안에서 연대의식을 가지고 함께 살아가는 것을 의미한다고 들었다.

 그래서 일본의 기관이나 기업을 비롯한 모든 조직의 결집력은 세상이 인정해 왔던 터다. 하지만 이젠 모두가 알다시피 글로벌 시대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화(和)의 의미를 자기네 민족, 자신들의 국가에 국한해서 적용한다면 국제사회에서 일본의 고립은 점차 가속화 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자신들이 주장해 왔던 화(和)의 참뜻을 정확히 이해하고 글로벌시대에 걸 맞는 시각으로 화(禍)를 자초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김진<경희대 국제전략연구소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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