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나무노의 소설 「사랑과 교육」 초역
우나무노의 소설 「사랑과 교육」 초역
  • 승인 2004.03.11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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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의 철학자이자 문필가인 미겔 데 우나무노(1864-1936)의 소설 「사랑과 교육」(문학과지성사 刊)이 국내 초역, 출간됐다.

19세기말과 20세기초 유럽의 시대정신을 반영하고 있는 이 소설은 '사랑없는 교육'의 문제를 비판하고 풍자한 작품이다.

소설속의 아비토 카라스칼은 실증주의적 세계관에 빠진 인물. 그는 교육을 통해천재를 만들 수 있다고 여기고 아들을 실험대상으로 삼는다.

그러나 아들 아폴로도로는 성장하면서 생겨난 삶의 주체로서 의식때문에 아버지와 스승인 플헨시오와 번번이 충돌을 일으킨다. 아폴로도로는 끊임없는 번민을 거듭하다가 결국 사랑마저 실패로 끝나자 자살하고 만다.

이 작품은 소설적 서사나 묘사보다는 작중인물의 내면을 그리는데 치중하고 있다. 아버지와 스승, 그리고 아들의 심리변화와 정신적 갈등에 초점을 맞춰 그들의의식의 흐름을 내적 독백형식으로 드러내고 있다.

저자는 이 작품에서 이성에 바탕을 둔 실증주의적 세계관과 종교적 세계관의 갈등을 부각시키면서 사랑의 가치를 강조하고 있다. 그는 교육이라는 틀을 가지고 천재까지도 기계로 찍어내듯 만들어낼 수 있다고 믿는 실증주의자들의 교육관을 소설형식으로 비판하고자 했던 것이다.

저자는 스페인 살라망카 대학의 총장을 역임한 교육자이자, 반정부적 정치활동을 벌이다가 '국왕모독죄'로 유배생활을 했던 실천적 지식인이었다. 자신의 철학을문학으로 형상화하려고 노력했던 그는 「생의 비극적 감정」 「국수주의에 관하여」등 철학서와 「전쟁에서의 평화」「툴라 아주머니」 등의 소설, 그리고 9권의 시집과 11편의 희곡작품을 남겼다. 236쪽. 8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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