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어깨동무 이번 주말 개봉
영화 어깨동무 이번 주말 개봉
  • 강영희 기자
  • 승인 2004.03.11 14: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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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때론 물리고 상투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한국 사회가 근본적으로 원하고 필요한 정서가 있다. 예를 들면 ‘가족’ 같은 것. 중요한 건 얼마나 보여주느냐가 아니라, 누가 더 ‘진심’에 가깝게 다가가느냐는 것이다.

 ‘어깨동무’는 웃기는 코미디지만 그 속에 분명 이런 진심이 들어가 있는 영화다.

 그러면서도 조폭마누라를 만들었던 조진규 감독은 전작도 코미디, 드라마, 액션 어느 하나 소홀히 하지 않은 ‘종합선물세트’였다면서 어깨동무도 같은 맥락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한다.

 오락영화야말로 조감독이 잘 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하며 이에 만족한단다.

 그리고 그는 “영화를 보고 나서 남는 게 없다고 투덜대도 좋다. 2시간 동안 관객들이 즐겁게 웃다가 돌아가기만 한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다”고 덧붙인다.

 크게 웃을 수 있는 영화이면서도 감독의 진실이 숨어 있는 영화 어깨동무가 이번 주말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한방 터뜨리고 인생 대 역전을 꿈꾸는 어설픈 조직(?)의 두목 태식(유동근 분)과 그의 똘마니 꼴통(이문식 분)과 쌍칼(최령 분). 그들은 대기업 회장의 사주로 그의 정치비자금 비리가 찍힌 메가톤급 시크리트 테이프를 손에 넣는다.여기에 덤으로 형사신분증까지 손에 넣게된 그들. 그러나 성공의 기쁨도 잠깐, 문제의 테이프는 오리무중 사라지는데.

 형사신분증을 손에 넣게 된 ‘어깨’ 태식 일당, 얼떨결에 잘 나가는 형사가 된다. 풍부한 현장(?)경험과 속속들이 꿰고 있는 음지인생의 생리까지 모두 섭렵한 어깨들, 웬만한 형사 뺨친다. 종종 손발이 따로 노는 수족, 꼴통과 쌍칼 때문에 위기를 겪지만 이제 형사 태식일당 앞에서 문제될 사건은 아무것도 없다. 더구나 진짜 형사들의 존경까지 받게 되는데 아~ 그냥 형사로 전업해버릴까?

 비디오 가게에서 그 문제의 테이프를 우연히 손에 넣게 된 어리버리 동네청년, 동무(이성진 분). 태식일당은 테이프 회수를 위해 형사인 척하며 동무를 공갈협박한다. 이제 태식일당과 동무는 얼떨결에 한 배를 타고 골칫거리 비디오 테이프를 찾아 사방팔방 헤매며 쫓고 쫓기는 동고동락을 시작하지만, 영~ 손발이 안 맞는 그들 과연 비디오 테이프를 손에 넣을 수 있을까?

 비밀이 담긴 비디오테이프를 둘러싼 조직 보스(유동근)와 어설픈 로커(이성진)의 헤프닝을 그린 이 영화는 전주에서 올로케 됐다는 사실만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성진이 문제의 비디오를 빌린 장소가 전주 호성동 소재 모 비디오점이며 그를 보기 위해 몰려든 팬들로 이 곳은 한 때 아수라장이 된 바 있다.

 그룹 NRG의 멤버로 활동하면서 최근 개그맨보다 더한 입담을 과시하며 인기몰이에 나서고 있는 이성진이 출연해 변신을 시도했다는 점도 이채롭다. 그는 어리버리한 청년으로 나온다. 지나치게 우연이 곳곳에 산재된 스토리는 다소 억지스러운 반면, 웃음을 자아내는 장면도 상당 부분 있다. 차태현이 이성진과의 친분으로 깜짝 출연했다. 그는 경찰서에 잡혀온 껄렁거리는 잡범으로 나오며, 또 배기성은 편의점 진짜 강도로 깜짝 출연했다.

  조진규 감독은 코미디 영화들이 우후죽순처럼 범람해 잇따라 실패로 돌아가면서 사행길이 아니냐고 보는 시각에 대해 코미디 장르는 트렌드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고 일축한다.

 인간은 누구나 웃음을 원하는 본질적인 욕구가 있고, 이를 충족시켜주는 것은 트렌드에 상관없이 늘 요구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단순히 웃기기만을 위한 것이 아닌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 진정한 코미디라는, 소위 잘나가고 멋진 사람들이 아닌 어수룩한 모지리(?)들의 좌충우돌, 그 속에서 피어나는 인간미와 가족애. 이처럼 촌스럽지만 훈훈한 감성들을 따뜻하게 안고 가는 코미디가 쏠쏠한 재미를 안겨준다.

 또한 영화 ‘어깨동무’는 이 같은 정서를 저변에 두면서 코미디를 최대한 세게 끌어올리고 액션이라는 볼거리도 놓치지 않은 영화다.

 ‘어깨동무’를 보고 나면 ‘조진규식 오락영화’가 어떤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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