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통령 기자회견 요지
노대통령 기자회견 요지
  • 청와대=김태중기자
  • 승인 2004.03.11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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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무현 대통령은 11일 오전 춘추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불법대선자금, 측근 및 친인척 문제 등에 대해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이 모든 것을 총선결과에 따라 결단을 내리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대 국민사과

 먼저 죄송하다. 부끄럽고 난감하기 짝이 없다. 거듭 머리숙여 사과드린다. 번번이 하는 사과, 말로 끝나는 사과, 그 뒤엔 달라지지 않는 정치, 그래서 국민들은 사과받기도 지치고 짜증나는 일이다. 오늘 사과를 다르게 하겠다. 책임지겠다고 이미 약속한 바와 같이 앞으로도 책임지겠다. 그리고 진지한 자세로 책임을 이행하도록 하겠다. 같은 일로 다시 사과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

 *대선자금 10분의 1 발언

 10대 1이라는 것은 비교다. 대통령 선거 불법자금은 대선자금끼리 비교해야한다. 그렇게 하면 검찰이 발표한 액수중 상당히 많은 금액이 제외될 것이다. 그렇게 제외되는 것이 30억 가까이 된다. 대선후에 측근들이 받았던 돈은 제외된다.

 영수증 변칙으로 발급했다는 것인데 엄밀히 보면 이것은 신고된 것이다. 그 당시 관행으로는 영수증 발급, 회계보고되면 합법으로 여겨졌다. 이 부분까지 불법자금에서 빼면 훨씬 더 줄어든다. 73억 수준으로 내려간다.

 중요한 것은 차이다. 10분의 1은 피나는 노력의 결과다. 그것도 한평생 정치하면서 이 차이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온 결과가 10분의 1이다. 우연한 결과 아니고 저로선 뜻 가지고 해왔던 노력의 결과기에 부끄러운 가운데서도 내세울 게 있다고 생각한다.

 *측근, 친인척 비리

 국민 여러분들 뵙기 면목이 없다. 대통령은 내가 당선되고 감옥은 그 분들이 가있으니 처지가 민망하기 짝이 없다. 굳이 그분들을 위해선 한마디 변론을 해주고 싶다면 그분들이 횡령이 없었다는 것이다. 우리가 그동안 익숙해왔던 선거제도, 선거문화가 만들어낸 희생자라고 말할 수 있다. 이 사람들이 만지고, 조달하고 사용한 대선자금, 그들이 한 것이라기 보다 저의 손발로서 한 것이다. 법적인 처벌은 그 사람들이 받되 정치적 비난은 제게 해달라.

 지금까지 형 건평씨는 3번의 청탁을 했다. 결과는 모두 성사되지 않았다. 노건평씨는 아무런 힘이 없다. 어떤 청탁도 어떤 무엇도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대우건설 사장처럼 좋은 학교 나오고 크게 성공한 분이 시골에 있는 별볼일 없는 사람에게 가서 머리 조아리고 돈주고 하는 일이 이제 없으면 좋겠다.

 *재신임 문제

 이 정도 허물이 드러나면 뭔가 책임을 저야 당연한 도리다. 제 결론은 총선결과를 존중해 총선에서 나타난 국민들의 뜻을 심판으로 받아들여 상응하는 정치적 결단을 하겠다.

 그 결단의 내용과 절차는 오늘 말씀드리기엔 너무 중대한 문제여서 다음에 입당을 한다든지 입당을 안한다든지 하는 계기에 소상하게 말하겠다. 왜 그러냐 하면 다른 방법이 없다. 국민투표를 제안했는 데 좌절됐다. 또다시 그 카드를 내놓을 수 없다. 그냥 넘어갈 수 없다. 현실적으로 갈등과 혼란매듭짓는 방안은 그것이다. 상세한 내용을 애매하게 해 놓고 국민 헷갈리게 한다거나 협박한다거나 하지 않겠다. 명확하게 조건과 결과를 이해할 수 있게 혼돈 없게 밝혀드리겠다.

 *국회 탄핵발의

 제게 잘못이 있어 국민에게 사과하라고 하면 언제든지 사과할 수 있다. 그러나 잘못이 있는 지 잘 모르겠는 데 시끄러우니 사과하고 넘어가자 그래서 탄핵 모면하자. 이렇게 하시는 것이라면 그것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다.

 탄핵은 헌정중단, 헌정이 부분적으로 중단되는 중대한 사태다. 이런 중대사태를 놓고 정치적 체면 봐주기, 흥정과 거래를 하는 것은 한국정치 발전을 위해 결코 이롭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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