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정국을 어떻게 볼 것인가
탄핵정국을 어떻게 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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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4.03.12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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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재 복

(호원대교수)

대통령의 탄핵이 여야간의 대치국면 속에서 드디어 국회에서 가결되었다. 이는 우리나라 헌정사상 초유의 대통령탄핵이라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그리고 그것이 대통령 임기 1년이 겨우 지난 시점에 생긴 일이라는 데서 더욱 충격적이다. 많은 사람들은 과연 탄핵이 될까 하는 정도로 생각하였던 것이 사실이었다. 그러나 10일 야당의원의 탄핵발의에 이어 12일에 국회의 탄핵통과가 이루어짐으로써 모든 국민을 놀라고 불안해하는 심정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러한 탄핵정국을 어떻게 보아야 하나

탄핵할 만했는가

대통령의 탄핵은 삼권분립적 관점에서 헌법에 보장된 국회의 권한이다. 그것은 입법부차원에서 행정수반인 대통령의 헌정질서파괴나 잘못된 권력행사를 판단하는 준 사법적 기능이요 , 국회와 행정부간의 견제와 균형을 위한 제도이다. 따라서 국회가 탄핵사유가 있는 대통령에 대해서 탄핵소추권을 발동하는 것은 당연한 국회의 권리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대통령의 탄핵소추권이 헌법에 보장되었다고 해서 그리고 국회의 권한이라고 해서 다수의 힘으로 발동할 수는 없다. 이러한 측면에서 우리는 이번 국회의 대통령 탄핵과 관련하여 크게 두 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하나는 과연 국회의 탄핵결정이 정당한 탄핵사유에 기인한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다른 하나는 왜 여야와 대통령은 정국을 이렇게 탄핵이라는 지경까지 끌고 왔는가 하는 문제이다. 탄핵사유에 대해서는 야당의 주장 데로 대통령이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였고, 권력형 부정부패에 개입되었으며, 민생을 도탄에 빠뜨렸는가를 검토해 볼 수 있다. 이는 최종적으로 헌법재판소가 판결을 내릴 것이지만 일반 상식적인 면에서는 쉽게 와 닿지 않는다. 탄핵의 사유가 미약하며, 오히려 야당이 가진 대통령에 대한 감정적인 면이 작용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야당의 대통령사과요구와 이에 대한 대통령의 불복, 그리고 총선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양측의 힘 겨루기와 감정이 만들어낸 결과라는 생각이다. 근원적으로 보면 이는 참여정부출범 이후 누적되어온 야당의 불만, 특히 불법정치자금의 수사과정에서 야당의 고조된 불만이 쌓인 결과라 할 수 있다. 여기에 민주당과 열린 우리당 간의 분당과정에서 쌓인 앙금, 그리고 17대 선거를 앞둔 야당의 정략도 작용했을 것이다. 한편 야당과 대통령이 이렇게 탄핵정국까지 몰고 온 원인을 보면 이는 야당과 대통령 각 각에 책임이 있다고 본다. 정국운영 면에서 야당과 대통령이 타협과 협상을 통한 가능성의 정치를 만들지 못하고 서로의 대치국면을 초래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이는 야당의 경우 참여정부출범 이후 강한 리더쉽 부재와 정체성의 결여로 정당운영의 구심점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대통령의 경우 역시 국가적인 차원에서 포용하고 협력하려는 리더쉽의 부족으로 볼 수 있다. 야당이나 대통령이 총선을 앞두고 자신의 정당만을 생각하거나 다수당이 되어야한다는 생각에 집착한 요인도 배제할 수 없다. 아무튼 이번 국회의 탄핵결정에 대한 최종결정이 헌법적인 절차를 거쳐 이루어질 것이나 우리가 여기서 간과해서는 안될 사실은 대통령의 탄핵이 국민에게 얼마나 득이 되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대통령의 기죽이기 차원이거나 17대 선거를 겨냥한 국민의 관심을 끌기 위한 탄핵이였다면 이는 역사와 국민 앞에 죄를 짓는 것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오히려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국익의 손상을 가져온 행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탄핵이후의 정국은

앞으로 탄핵정국에 따른 정국의 불안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탄핵지지과 찬성세력간의 집회가 있을 것이며, 특히 노대통령 지지자들의 거센 저항이 예상된다. 총선과 관련하여 그것이 야당과 열린 우리당에게 긍정적 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러한 대통령의 탄핵에 대하여 국민은 국익의 관점에서 행동해야하고 판단해야 한다는 점이다. 또 그 판단에 의거하여 다가올 17대 총선에서 올바른 사람을 선출해야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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