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의 존재-그 숫자가 몇개나 될까?
무한의 존재-그 숫자가 몇개나 될까?
  • 승인 2004.03.15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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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글에서는 무한(infinite)이 어떻게 현대 수학의 기초를 이루는지에 대한 논의와 함께 무한의 세계에 대하여 언급을 하였다. 무한을 길들이는데 가장 효과적인 도구는 미분적분학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왜냐하면, 가브리엘 호른의 가장 놀라운 성질을 제공하는 것이 바로 미분적분학이기 때문이다.

 수학자들은 가브리엘 호른을 만들기 위해서 1부터 1보다 큰 모든 수 x의 값에 대한 그래프 y = 1/x 을 선택하고 무한히 긴 이 그래프를 x 축을 중심으로 계속적으로 회전시키면 무한히 긴 나팔인 가브리엘 호른이 만들어진다고 상상한다. 이 나팔은 x = 1에서 나팔 모양의 끝이 있고 입을 대는 부분은 멀리 떨어진 무한에 위치해 있다. 이런 대상을 실제로 제작하기는 불가능하지만, 뉴턴 시대 이래로 발견된 기법들은 이런 대상들을 수학적 방법으로 다루는데 적절한 예들이다.

 고등학교 미분 적분학을 배운 사람이라면 이 가브리엘 호른의 부피는 파이임을 쉽게 계산할 수 있고, 그러나 겉넓이는 무한대 임을 알 수 있다. 결국 무한히 긴 나팔이 무한히 넓은 겉넓이를 갖지 않을 수 있을까? 그래서 이를 만들기 위해서는 무한히 많은 양의 쇠가 필요하지 않을까? 그러나 페인트 양이 파이이면 이 나팔을 가득 채울 수 있고, 그래서 내부 면 전체는 페인트와 접촉할 것이다.

그러나 내부 면의 넓이는 무한이므로 내부 면 전체를 칠하기 위해서는 무한히 많은 양의 페인트가 분명히 필요할 것이다. 그렇다면 유한의 양 파이의 페인트로 이 나팔을 가득 채울 수 있단 말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브리엘 호른의 이런 특이한 성질은 무한을 연구하려는 사람앞에 놓여있는 기묘한 세계를 예시해 주고 있다.

 힐베르트 호텔(Hilbert Hotel)은 무한이 얼마나 이상한지를 보여주는 또 다른 예이다. 수학자 힐베르트의 이름을 딴 이 호텔에는 통상적인 방법으로 1, 2, 3, 4,…의 번호가 매겨진 무한히 많은 방들이 있다. 어느 날 밤 그 호텔에 도착했을 때, 모든 방에 손님이 들어 있었다. 유한개의 방이 있는 호텔이라면 이제 도착한 손님은 다른 호텔을 찾아가야 할 것이다.

그러나 힐베르트 호텔에서는 그렇지 않다. 단순히 모든 손님에게 다음 방으로 옮겨 달라고 부탁하면 충분하다. 1번 방 손님은 2번 방으로, 2번 방 손님은 3번 방으로 옮기고 , 이와같이 호텔에 투숙한 손님들의 방을 옮기면 1번 방이 비게 된다. 모든 손님은 다음번 방으로 옮겨갔기 때문에 아무도 호텔을 떠나지 않았다. 모두가 만족하고 이미 무한대의 이득을 얻은 호텔의 주인은 새 손님 때문에 또 다른 이득을 얻는다. 사실, 호텔 주인은 무수히 많은 새 손님을 받아서 수입을 두 배로 올릴 수도 있다.

 무한은 이와 같이 기묘한 방식으로 행동하기 때문에 무한 수들의 산술이 유한 수들의 산술과는 매우 다르다는 사실에 놀랄 따름이다. 실제로, 요즘 대부분의 사람들이 즐기고 있는 컴퓨터의 인터넷의 바다는 거의 무한에 근접한 일들이 생겨나고 있다. 그래서 무한을 이해하지 못하고 생각을 바꾸지 않으면 21세기 정보화 시대에서는 살아남기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과연 무한이 존재한다면 단 하나만 있을까? 아니면 무한의 수가 여러 개 있을까? 20세기 초에 칸토어(George Cantor)는 서로 다른 무한 수가 무수히 많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하였고, 주위의 많은 수학자들에게 정신병자 취급을 받다가 외롭게 죽는다. 그러나 이제는 무한 수 역시 통상적인 수들과 같이 점점 더 커지는 것이 하나씩 하나씩 계속해서 나타난다.

두 무한수의 덧셈과 곱셈은 가능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뺄셈과 나눗셈은 할 수 없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무한의 행동방식에 대하여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예를 들면, 0.9999…가 실제로 1과 같은가? 물어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직도 1과 거의 같지만 완전히 같지는 않다고 대답한다. 그러나 무한을 제대로 그리고 확실히 이해하는 사람은 0.9999…는 완전히 그리고 절대적으로 1과 같다고 대답한다. 그 해답은 예전에 수학이야기에서 증명해 보였다.

<전북대 수리통계과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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