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봄을 기다리며’
‘진정한 봄을 기다리며’
  • 태조로
  • 승인 2004.03.15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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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월, 때 아니게 푸근한 날씨로 집안의 몇몇 화초들이 철 이른 꽃망울을 맺더니, 3월초 기어이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몇 일 추운 날씨로 여린 꽃망울을 얼려놓더니 급기야는 중부지방에 엄청난 양의 눈 세례를 퍼붓고야 말았다.

 2월 윤달의 위력을 보면서, 인간의 어리석음으로 지구온난화가 가속되더라도 굴하지 않는 자연의 위대한 힘을 느꼈고 그것을 억누르지 않고 같이 어울리고자 했던 우리조상들의 지혜도 새삼 느꼈다.

 그리고, 전한(前漢) 원조(元祖)때 궁녀 왕소군의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을 굳이 거론하지 말고 진정한 봄을 위하여 조금 더 기다려 보기로 했다.

 전라북도의회의 최다선인 유일한 4선 의원으로써, 지난 ‘91년이래 오직 순수하고 뜨거운 열정을 가지고 민원현장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면서 어려움을 호소하는 민원인들을 만났고, 그들을 통해 아직도 우리사회의 많은 부분들이 현실과의 괴리가 많이 있음을 깨달았다.

 그러한 부당한 것들, 또는 부조리한 것들이 오랜 시간을 지나면서 차츰 관례화 되고, 잘못된 것이 당연시되고 있는 것도 보았고, 그것이 잘못인줄도 모르고 당연한 것인 양 행해지는 것도 보았다.

 법이 우리의 사회활동을 원만하게 하고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 주는 것이 아니고 지나치게 통제위주로 되어 주민들을 제약하고 있는 것도 알게 되었다.

 사실, 우리가 피부로 느끼지 못해서 그렇지, 지난 ‘91년 지방의회 부활이래 우리사회는 매우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다. 그 변화는 지난 대선을 거치면서 일반인들도 느낄 만큼 제법 구체화되고 그 움직임도 점차 커지게 되었다.

 그리고 국민들이 종업원, 고용인이라는 신분에서 벗어나 차츰 자신들이 이사회의 주인임을 인식하기 시작하고 있고, 나는 이러한 변화의 물꼬를 바로 우리 지방의회에서 텄다고 자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인식으로는 아직 부족하다. 주인이라는 책임의식도 필요하고, 옳은 역사의식, 그리고 잘못된 것을 아니라고 할 수 있는 용기도 절실하다. 오늘날 민주주의를 신봉하는 서강 열국의 민주주의가, 민초들이 오랜 시간 투쟁하고 하나씩 쟁취했던 역사의 산물임을 우리는 결코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도의회의 의장으로써, 이러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항상 임할 것이다. 오직 견제와 비판만이 능사가 아니고, 우리 도를 집행부와 같이 책임진다는 자세를 가지고 집행부가 해결하지 못하는 부분을 의회라는 특수성을 활용하여 최대한 도울 것이다.

 지난 2002년 7월 제7대 의회 개원이래, 우리의회는 파행이 계속되던 도립국악원 사태를 해결하였고, 공기업 투명경영을 위한 공기업사장 등에 대한 인사청문회조례 제정, 논농업 직불금의 지원 등은 집행부의 입장에서는 결코 처리할 수 없는 사안을 의회가 해결함으로, 결과적으로는 집행부를 도왔다고 판단한다.

 또한 도청 신청사 계약의 문제점, 도교육청 예산낭비사례, 도 인사의 문제점, 지방공기업의 운영실태 점검 등을 통하여 지적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대안을 제시하는 등 집행부에서 잘못하고 있는 부분에 대하여 견제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고, 앞으로도 찾아가는 민원서비스를 시도하여 생활정치를 구현할 계획이다.

 참여정부 들어 우리 도는 많은 도전에 직면해 있다. 그동안 우리가 역점적으로 추진했던 많은 사안들이 지난해 어려움에 처한 바도 있었고, 또한 1당 위주로 유지되어 오던 우리의회도 나누어져 도민들의 걱정이 많으신 줄 알고 있다.

 그러나, 항상 도민의 이익이 최우선이라는 생각으로 화합을 유도해 나가고, 도민의 입장에서 모든 것을 추진 할 것이다.

 그리고, 한마음으로 굳게 단합하여 문제가 있는 것들을 하나씩 바로 잡아 나갈 때, 우리에게 진정한 봄이 찾아올 것으로 확신한다.

김병곤<전북도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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