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처음처럼 한결같이…
교육, 처음처럼 한결같이…
  • 태조로
  • 승인 2004.03.17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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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사는 빈약한 도구로 훌륭한 건물을 지어야 할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은 존재이다. 하임G. 기너트가 지은 ‘교실을 구하는 열쇠(A book for parents and teachers)’에서 어떤 소설가가 교사를 하던 젊은 시절에 썼다고 하는 이야기를 되새겨 본다.

“내가 개인적으로 취하는 태도에 따라 교실은 추워지기도 하고 따뜻해지기도 하며, 나의 기분에 따라 비가 오거나 개이거나 하는 그 날의 날씨가 결정된다. 결국 교사인 내가 아이들의 생활을 비참하게 할 수도 있고 즐겁게 할 수도 있는 무서운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아이들을 인간답게 만들 것인가, 메마른 인간으로 만들 것인가를 결정짓는 사람이 다름아닌 교사로서의 나인 것이다.” 2?17 사교육비 경감대책 발표로 또 다시 논란이 많다. 교육 혁신에 대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 가운데 우리가 간과(看過)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새로운 학습 환경과 교육방법이 탄생되더라도 학교교육의 정상화(正常化)는 교육의 본질(本質)과 기본(基本)에 충실(充實)하게 교사의 제자리를 지키는 가운데 교육의 정서적 풍토를 만들어 교사와 학생간의 인간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져야만 가능하다.

‘교학상장(敎學相長)’의 초심(初心)과 항심(恒心)으로

40년째 교직에 몸담고 있는 나는 지금도 교단에 첫발령을 받고,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 하여 ‘가이위사의(可以爲師矣)’ 해보리라고 마음을 다지며 아이들 앞에 선 그날을 항상 기억한다.

‘교육(敎育)이 최상(最上)의 경제(經濟)’라고 말한 영국수상 토니 블레어가 직면하고 있는 영국교육 개혁과제 중의 하나는 2012년까지 학령 인구 50%를 대학에 진학시키는 일이라고 한다. 그러나 대학진학률이 86.7%로 OECD국가 중에서 최고의 수준인 우리나라는 대학생들의 학력저하와 수학능력의 부족을 우려하고 있다. 우리의 경우 공교육의 위기와 그 붕괴는 다양한 잠재 능력과 수학능력 배양보다는 대입시 위주의 객관식 선택형의 단답형과 암기형 학습에 따른 점수에만 집착한 교육적 현실에서 비롯된 현상이다. 학교 교육이 본래의 제 구실과 기능을 되찾아 인간다운 교육을 시키기 위해서는 변화된 새로운 사회 시스템에 걸맞는 우리 선생님들의 와신상담(臥薪嘗膽)의 자구(自救)적 노력이 절실하다. 공교육시스템의 효율성이나 안정성을 위해 교육에 대한 전체적인 시스템 개혁과 교육공동체인 학교와 학부모와 학생들의 의식 개혁이 필요한 때이다. 불가사의한 것을 가시화하고 신사고의 지평으로 건져 올릴 수 있는 상상력을 길러 주는 것이 교육의 궁극적인 목적인 것을 생각할 때, 창의적인 환경을 만들어 주는 몫도 우리 교사들의 소명이다.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겠구나.’라는 수용적인 교사의 자세는 현실을 뒤집어 생각하는 가운데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사고방식과 행동 양식을 북돋울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21세기에 걸맞는 인재 양성을 위해 발상의 대전환과 더불어 국제화, 정보화 특성화의 패러다임을 요구하는 세기(世紀)이다.

인터넷 등의 다양한 매체를 통해 급속히 재편되고 변화하는 사회상을 수용하며 사고 체계를 디지털화하려는 부단한 자기 쇄신(刷新)의 노력으로 자기 발전을 꾀하며 나아가 교육의 발전을 도모함이 우리 교육자들의 당면과제이다.

교육의 본질인 지속적 ‘사랑’의 실천

데레사 수녀가 “저는 큰 일을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큰 사랑으로 할 수는 있습니다.”라고 한 것처럼 미래 역사를 이끌어 갈 우리의 자녀와 제자들에게 교육자로서의 헌신과 애정을 쏟는 일이야말로 우리 교사들의 소명(召命)이다. 우리 각자가 가지고 있는 뜨거운 교육에 대한 열정을 모으고 다져 같은 방향으로 결집(結集)·발산(發散)한다면 얼마나 큰 사랑의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겠는가. ‘교학상장(敎學相長)’의 초심(初心)으로 돌아가 참스승의 항심(恒心) 실천에 앞장서자.

미치 앨봄이 지은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에는 루게릭 병으로 굳어가는 노은사 모리와 20년 전 대학 제자인 미치가 인생의 참의미와 삶에서 얻은 경험을 토대로 대화를 나눈다. 1주일에 한 차례씩 화요일에 서재 창가에서 이루어진 인생 강의의 가르침이 나에게 진정한 스승의 길을 깨우쳐 인생의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정신의 향기를 느끼게 해 주었다. ‘의미있는 생활을 하느라 바삐 뛰어다니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아 자기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느라 분주할 때조차도 반은 자고 있는 것 같다구. 그것은 그들이 엉뚱한 것을 쫓고 있기 때문이지. 자기의 인생을 의미있게 살려면 자기를 사랑해 주는 사람들을 위해 바쳐야 하네. 자기가 속한 공동체에 헌신하고, 자신에게 생의 의미와 목적을 주는 일을 창조하는데 헌신해야 하네.’라는 모리가 미치에게 하는 말을 되새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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