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축구> '아테네 한발 앞으로'
<올림픽축구> '아테네 한발 앞으로'
  • 승인 2004.03.18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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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네 입성의 8부 능선을 넘었다.'

김호곤 감독이 이끄는 한국올림픽축구대표팀이 17일(한국시간) 열린 이란과의 2004아테네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2차전에서 통쾌한 1-0 승리를 거두면서 아테네행 전망을 더욱 밝게 했다.

'믿을 맨' 박지성(에인트호벤)이 갑작스런 부상으로 전력에서 제외된 상황에서도 아테네 입성의 최대 고비였던 이란을 꺾음으로써 '김호곤호'는 향후 사기승천 속에 탄력을 받게 됐다.

수비 불안 등 숙제도 남겼지만 골키퍼 김영광(전남)의 빈틈없는 거미손 방어에 필요할 때 터진 한방 등 경기 내용면에서도 특별히 흠잡을 데가 없었다.

특히 테헤란이 조금만 뛰기만 해도 숨이 턱턱 차오르는 고지인 점을 감안하면 승리의 의미는 더욱 크다.

"올림픽팀의 기본 전술은 3-4-3 전법"이라고 했던 김 감독은 중국전에 이어 이란과의 경기에서도 '3-4-1-2' 시스템을 가동하는 승부수를 띄었고 결국 '투톱카드'는 또 한번 승전고를 울리는 밑거름이 됐다.

상대에 따른 맞춤식 전술을 구사하겠다는 김 감독의 유연한 작전 구사가 적중한 셈이다.

다만 전반적으로 공격이 중앙으로 쏠려 상대 수비에 쉽게 읽힌 것은 향후 담금질을 통해 가다듬어야할 부분이라는 지적이다.

신문선 SBS 해설위원은 "걱정했던 것 보다 잘했고 공격의 흐름도 원만했지만 측면을 활발하게 활용하지 못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말했다.

수비 라인도 상대의 절묘한 공간 패스에 허점을 보이고 수세 때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밀착수비와 함께 적절한 파울로 상대 공격의 흐름을 끊는 등 이전에 비해 훨씬 나아진 모습을 보였다.

공수 조직력을 떠나 이날 승리를 안겨준 '숨은 무기'는 지치지 않는 체력에 있었다.

태극전사들은 강력한 압박으로 이란 공격수들을 옥죄는 등 체력에서 홈 이점을 안고 있던 이란 선수들에 뒤지지 않았다.

이는 김 감독이 이란전 '필승카드'로 꼽았던 중국 쿤밍 전지훈련 덕분이라는 게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김 감독은 지난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4개국올림픽팀친선대회에서 경기 장소가 고지인 탓에 선수들이 얼마 뛰지 못하고 크게 지쳤던 점에 주목, 고지훈련의 메카로 불리는 쿤밍에서 1주일간 훈련을 벌여 선수들에게 적응력을 길러주는 특단을 내렸었다.

조 1위로 올라서면서 본선 진출을 가시권에 둔 '김호곤호'가 향후 탄탄대로를 걸어 침체에 빠진 한국축구를 본 궤도에 올려놓을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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