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소리 얼쑤!-우리 것이 최고여!
우리 소리 얼쑤!-우리 것이 최고여!
  • 강영희, 노성훈기자
  • 승인 2004.03.19 14: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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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춘객들의 맘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남들보다 봄을 일찍 맞이하려는 이들의 마음은 벌써 매화, 혹은 산수유가 지천으로 핀 남녘으로 향해있다.

 하지만 마음속에 이 봄을 맞이할 준비부터 해보는 건 어떨까?

 마음은 꽁꽁 얼었는데 아름다운 꽃을 본다 한들 그 봄이 우리 맘 속에 제대로 자리할 수 없으리라.

 이러한 이들을 위해 다양한 무대가 마련됐다. 특히 이번 주말 공연되는 창극과 다음 주 초 공연되는 판소리는 2004년 국내 무대를 위해 새롭게 각색, 감상의 재미를 안겨줄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소리의 우수성을 또 한번 확인해 줄 이들 공연과 함께 진정한 ‘봄’을 맞이해보자.<편집자 주> 

 해학과 익살, 교훈이 묻어나는 토끼와 자라이야기, ‘수궁가’가 완판 창극으로 무대에 오른다.

 (사)온고을소리청(이사장 김일구·김영자)이 20일부터 21일까지 이틀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창극 수궁가’를 공연한다.

 판소리 세계문화유산 선정에 즈음해 2003년 11월 첫 무대를 장식한데 이어 2004년판으로 새롭게 구성돼 마련된 이번 앵콜 무대는 일부 출연진의 변화와 무대연출을 수정, 보강해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전주와 연을 맺었던 창극 및 뮤지컬 전문연출가인 김효경씨(서울예술대)와 시원스런 통성에 감칠맛 나는 연기로 관객을 사로잡았던 토끼 역의 김영자 명창(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수궁가 준보유자)을 비롯해 국립창극단원 왕기석씨(별주부), 김학용(용왕)씨가 함께 한다.

  이와 함께 소리에 보다 힘을 실어내기 위해 산짐승, 날짐승 배역진에 일부 변화가 있다.

 주부마누라역은 도립창극단 박영순씨가 가세하고, 이미 도내 연극무대에서 제 몫을 단단히 해온 아역배우 오하늘 양도 새끼 멧돼지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다. 오양은 박씨의 딸이다. 이외에도 정순임(할미새) 강주희(봉황새) 이시웅(호랑이) 장반석 박현영(초동) 등이 출연해 감상의 즐거움을 더한다.

  김영자 명창은 “첫 무대에서 영상막과 연기, 소리의 호흡이 다소 아쉬운 점으로 지적돼 앵콜공연인 만큼 더 부담을 안고 1월부터 작품연습을 진행해 중점적으로 부족한 부문을 다듬은 만큼 달라진 모습을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우화적인 요소를 효과적으로 살리기 위해 연출자 김효경 교수가 활용한 아크로바트 무예와 영상도 화려하게 색을 입혀 배우들의 몸짓에 활기를 줄 예정이다. 또 객석에 소리가 고르게 전달되도록 음향과 장면 전환마다 극의 전개를 설명하는 창 부문에서는 김금미, 김공주, 최경희, 장수민, 전애현, 최민정씨가 참여한다.

 앵콜공연이지만 이번 ‘창극 수궁가’에 도민이 거는 기대는 아주 특별하다. 이 공연은 올해 전북도 무대공연사업 지원으로 선정돼 4천만원을 지원받는데 이어 전주시로부터 1천5백만원을 지원받게 됐다.

 이번 공연은 2차례 무대에 올려질 예정 20∼21일 오후 5시 공연된다.

  제작진은 ‘소리에 무게를 두면서도 연기까지도 충실하게 조화를 이뤄 전주에 제대로 된 창극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한다. 유료공연이며 입장료 2∼3만원.(학생은 50% 할인) 공연문의는 사단법인 온고을 소리청 283-4357.

  ▲국립민속국악원 신판놀음

 국립민속국악원(원장 곽영효)은 판소리 창극 다섯바탕 눈대목을 한자리에서 만나는 ‘신(新)판놀음’을 공연한다.

 오는 23∼25일까지 국립민속국악원 공연장에서 펼쳐지는 이번 공연은 전통창극의 새로운 양식을 제시하는 무대로 전통 판소리가 가지는 명창의 소리 멋으로 현대화된 창극이다.

 공연은 1부와 2부로 구성됐다.

 우선 1부 길놀이 마당에서는 판소리의 다양한 장단과 선율구조를 중심으로 한 서곡에 이어 풍물패를 앞세운 광대들의 길놀이로 판을 시작한다. 풍물패의 상쇠가 비나리로 광대소리의 내력을 엮어 내 광대들은 창작곡 “오대가의 노래”로 ‘판 놀음’을 연다.

 이어 첫번째 춘향가 마당은 신영희(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춘향가 보유자 후보)명창이 사랑가를 합창하면서 등장, 자신의 장기인 판소리 춘향가중 이별가를 부른다.

 특히, 춘향가는 호장의 멋들어진 “기생점고”와 춘향의 일편단심 절개가 시련속에서 극명하게 드러나는 진양 장단의 “십장가”가 눈대목으로 꼽힌다.

 두번째 수궁가 마당은 별주부가 토끼를 처음 만나는 대목으로 남해성(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수궁가 보유자 후보)명창이 공연한다. 남 명창은 국립창극단 단원으로 활동하던 시절 토끼 역으로 이름이 높았다.

 세번째 흥부가 마당은 박송희(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흥부가 보유자)명창이 박을 타는 대목을 합창하면서 등장, 흥보가 박을 타서 비단을 얻는 대목과 놀부가 박을 타는 장면을 창극으로 엮어 간다.

 이어 2부 공연인 넷째 적벽가 마당은 송순섭(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적벽가 보유자)명창이 공명이 오나라에 들어가 주유의 화공을 돕기 위해 동남풍을 비는 자진몰이의 노래를 합창하면서 등장한다.

 송 명창은 장기인 동편제 박봉술 바디 적벽가의 조자룡 활 쏘는 대목을 부른다.

 마지막으로 다섯째 심청가 마당은 유영애(국립민속국악원 창극부 악장)씨가 상여소리가 합창되는 가운데 등장 강산제 보성소리 심청가 중에서 한 대목을 부르며 심봉사가 눈 뜨는 대목까지 재구성해 공연 단원들이 “오대가의 노래”를 합창하면서 ‘판’은 막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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