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설 금병매 <21> 교성을 지르며 엉덩이짓
평설 금병매 <21> 교성을 지르며 엉덩이짓
  • <최정주 글>
  • 승인 2004.03.24 19: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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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반금련의 봄 <21>

“크기도 하네.”

얼굴을 붉게 물들이고 숨을 할딱거리던 반금련이 사내의 물건으로 볼따구니를 몇 번 부비다가 치마를 걷어 올리고 가만히 올라 앉았다. 계집의 살집은 벌써부터 홍수가 나 있는 중이었다. 어차피 사내가 모르게 벌이는 도둑 살풀이였다. 이것 저것 따지면서 머뭇거릴 처지가 아니었다. 사내한테는 꿈 속의 방사가 되어야하는 것이었다.

반금련이 사내의 물건을 제 살집에 가만히 꽂았다. 사내가 안 돼요, 안 돼요, 형수님, 하고 중얼거렸다. 어쩌면 사내는 생시의 일을 꿈 속의 일로 착각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었다.

‘안 되긴 머가 안 돼요. 벌써 들어가 버린 것을, 이리 좋은 것을.’

반금련이 속으로 중얼거리며 엉덩이를 깜죽거렸다. 살집을 그득히 채운 사내의 물건이 저 혼자 움죽거리고 있었다. 계집의 눈 앞에서 꽃잎이 떨어져 내리고 아지랑이같은 것이 뭉게뭉게 피어오를 때였다.

무송이 두 눈을 번쩍 떴다. 그 순간 반금련이 얼른 촛불을 불어 꺼버렸다. 무송이 계집을 털어내려고 아랫도리를 좌우로 움직였다. 그러나 고목나무에 매미처럼 딱 달라붙은 계집은 좀체 떨어지지를 않았다.

“뭐하시는거요? 지금.”

무송이 계집의 가슴을 밀어냈다.

“꿈을 꾸고 있는거예요, 도련님.”

“꿈을 꾸고 있다구요?”

“그래요. 도련님하고 저하고 같은 꿈을 꾸고 있는거예요. 그러니 아무 소리 말고 가만히 있어요.”

“아무리 꿈일망정 이리 흉측한 꿈을 꾼답니까? 내가 형수님과 교접을 하다니요. 어서 내려와요.”

“꿈은 마음대로 깰 수 있는 것이 아니잖아요. 가만히, 잠시만 가만히 있어요. 꿈은 참새 깰 거예요.”

무송을 다독여 놓은 반금련이 이제는 마음놓고 교성을 지르며 엉덩이짓을 했다. 무송은 안 되는데, 안 되는데, 하면서도 계집을 밀어내지는 않았다.

“도련님, 이건 꿈이예요. 알죠? 이것이 꿈이라는 걸 알죠?”

“알아요. 그래도 이건 나쁜 꿈이예요. 빨리 깨어나야해요, 빨리. 아아아아아. 안돼요.”

반금련의 머릿속에 하얀 구름이 흘러가는 어느 순간이었다. 무송이 두 다리를 쭉 뻗으며 괴성을 내질렀다. 마지막 안깐힘을 다하여 엉덩이를 깝죽거리던 반금련이 사내의 가슴에 얼굴을 쳐박고 숨을 꺽꺽 몰아쉬었다. 그때까지도 사내의 물건은 쉬지않고 움죽거리고 있었다. 계집의 머리 속이 하얗게 비면서 사지의 힘이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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