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늘한 민심' 민주후보 휘청
'싸늘한 민심' 민주후보 휘청
  • 이병주 기자
  • 승인 2004.03.25 17: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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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명 회견 “지도부 퇴진 안하면 공천반납”
 “명함 돌리기가 무섭습니다. 민심이 이렇게 냉담할 줄이야… ”

 17대 총선이 20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탄핵후폭풍에 따른 민심 쏠림현상이 심화되면서 민주당 도내 공천자들과 무소속후보들이 휘청거리고 있다. 

 민주당 도내 공천자 가운데 이무영, 김완자, 이상휘, 이용호, 엄대우, 오홍근, 양영두후보 등 정치신인 7명이 25일 긴급 모임을 갖고 추미애 단독선대위원장 체제의 조기전환과 조순형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의 조건없는 퇴진을 거듭 촉구했다.

이들은 또 “일부 지역공천자를 재조정하고 비례대표는 새로운 선대위원장 체제에서 결정하라”며“이같은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탈당과 공천반납 등 중대결심을 하겠다”며 중앙당을 압박했다.

 민주당 한 공천자는 “이달초까지만해도 민주당에 우보적이었던 지역여론이 탄핵이후 민주당 민자(字)조차 꺼내지 못할 정도로 싸늘해졌다”면서“지난 2주일간은 마치 지옥에 있는 듯 했다”라며 말문을 잇지 못했다.

 그는 “몸을 낮추고 지역구 관리에 나섰지만 일부 젊은층의 경우 명함을 받으면 그 자리에서 찢어버리는 등 여전히 반발이 드세다”면서 “선거일은 다가오고 뾰족한 묘책은 없고…”라며 깊은 한 숨을 내쉬었다.

 민주당 중진의원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한 현역의원은 “당 지지율이 급락한 데다 냉담한 민심으로 그동안 밤에만 지인 접촉에 나서는 등 ‘올빼미 선거운동’과 공조직의 교육강화에만 주력해 왔다”며 “특히 강화된 선거법으로 조직관리에 적잖게 애를 먹고 있다”고 말해 탄핵정국이후 겪고 있는 이중·삼중고를 털어놨다.

 그는 “표밭을 보면 여론조사의 결과가 믿기지 않는다”며 “이는 다수의 탄핵찬성론자들이 침묵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예비후보자들은 아예 선거운동의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그렇지않아도 지역정서 때문에 납작 어?리고 있는 상황에서 탄핵후폭풍이 몰아치자 표밭을 쳐다보지도 못할 처지다.

 반면 당지지도가 급상승하면서 총선승리를 낙관하고 있는 열린우리당 후보들은 오히려 자신들의 행보가 유권자들에게 자만과 오만으로 비칠 수 있다며 극도로 몸 낮추기에 나서 탄핵정국 이후 달라진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 후보는 “지역구를 돌다보면 유권자의 뜨거운 환영에 민망할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다”며 “20∼30대 젊은층은 물론 장년층에서까지 성원하고 나서 언행에 극도로 조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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