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은, 한국인 두번째 메이저 챔피언
박지은, 한국인 두번째 메이저 챔피언
  • 승인 2004.03.2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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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디퀸' 박지은(25.나이키골프)이 거센 10대 돌풍을 잠재우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입문 5년만에 메이저대회 정상에 올랐다.

박지은은 2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미라지의 미션힐스골프장(파72.

6천460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 크래프트나비스코챔피언십(총상금 160만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3언더파 69타를 쳐 4라운드 합계 11언더파 277타로 우승컵을 안았다.

시즌 첫 우승과 함께 개인통산 5승을 메이저대회에서 거머쥔 박지은은 이로써박세리(27.CJ)에 이어 한국인 두번째 메이저 타이틀 보유자가 됐다.

우승 상금 24만달러를 받은 박지은은 상금랭킹 1위와 '올해의 선수' 포인트 1위로 올라서는 보너스까지 챙겼다.

'슈퍼루키' 송아리(18.빈폴골프)는 박지은에 1타 뒤진 10언더파 278타로 2위에올라 메이저대회에서 한국 선수가 1, 2위를 나눠가지는 '한국 돌풍'을 연출했다.

한국선수가 메이저대회 1, 2위를 휩쓴 것은 지난 2001년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박세리와 김미현(27.KTF)이 우승과 준우승을 차지한 이후 두번째다.

13세 때인 지난 2000년 이 대회에 아마추어로 출전해 공동10위를 차지해 스타덤에 올랐던 송아리는 비록 우승은 놓쳤지만 18번홀(파5)에서 과감한 2온에 이어 10m짜리 이글 퍼트를 성공시키며 끝까지 박지은을 따라 붙는 등 강한 인상을 남겼다.

송아리는 신인왕 포인트 160점을 보태 안시현(20.코오롱엘로드)에 한발 뒤졌던신인왕 레이스에서 크게 앞서 나갔다.

공동1위로 최종 라운드에 동반 플레이에 나선 박지은과 송아리는 마치 매치플레이를 방불케 하는 접전을 벌였다.

전반은 버디 2개를 뽑아낸 송아리가 1타도 줄이지 못하며 제자리 걸음을 걸은박지은에 앞섰다.

그러나 박지은이 9번홀부터 장기인 몰아치기를 연출하면서 전세는 순식간에 뒤집혔다.

12번홀까지 4개홀 연속 버디를 터뜨린 박지은은 10번홀에서 보기를 범한 송아리에게 2타차로 앞서며 무난하게 정상에 오르는 듯 했다.

하지만 송아리의 뒷심도 만만치 않았다.

15번홀(파4)에서 박지은의 보기를 틈타 1타차로 따라 붙었던 송아리는 16번홀(파4)에서 어이없는 3퍼트로 준우승마저 위태롭게 됐지만 18번홀에서 200야드를 남기고 2온을 시도하는 승부수를 띄웠고 10m 이글 퍼트를 집어넣어 그때까지 퍼트를 남긴 박지은과 동타를 만들었다.

18번홀에서 송아리와 달리 3온 1퍼트 작전을 선택한 박지은이 세번째샷을 홀 1.2m에 떨궈 만든 버디 기회를 놓치면 연장전에 들어갈 상황.투어 5년차를 맞는 박지은도 난생 처음 맞는 메이저대회 챔피언 퍼트가 부담스러웠던지 2차례나 어드레스를 푸는 등 긴장감이 역력했지만 기어코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숨막히는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전국구 스타' 위성미(15.미셸 위)는 이날 1언더파 71타를 쳐 합계 7언더파 281타로 카리 웹(호주)에 이어 4위를 차지, 자신의 진가를 한껏 발휘했다.

작년 이 대회에서 공동9위에 올라 세계적 스타플레이어로 떠오른 계기를 잡았던위성미는 올해는 정상급 선수에 전혀 뒤지지 않는 한층 성숙된 기량을 선보였다.

겨울 지옥 훈련을 치른 김미현이 1언더파 71타를 때리며 합계 5언더파 283타로7위에 올라 부활을 향한 잰 발걸음을 옮겼고 박지은, 송아리와 함께 우승 각축을 벌였던 이정연(25.한국타이어)은 이날 3타를 잃어버리면서 합계 4언더파 284타로 공동8위로 내려 앉았지만 메이저대회에서 처음으로 '톱10'에 입상하는 값진 수확을 거뒀다.

김초롱(20.크리스티나 김)이 합계 4언더파 284타로 공동8위에 이름을 올리며 올들어 LPGA 투어 무대를 강타한 '코리언 파워'는 위성미를 포함해 6명이 10위 이내에입상하는 성과를 올렸다.

박세리는 이날 3언더파 69타로 이번 대회 들어 처음 60대 타수를 만들어냈지만공동16위(2언더파 286타)에 그쳤다.

이로써 박세리는 카리 웹(호주)이 갖고 있는 최연소 그랜드슬램 기록을 경신할기회를 영영 놓쳤다.

'메이저대회 석권'을 목표로 내건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도 이틀 연속 3언더파 69타를 치며 뒤늦게 힘을 냈지만 공동13위(3언더파 285타)까지 순위를 끌어 올리는데 만족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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