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산림, 산불로부터 보호하자
소중한 산림, 산불로부터 보호하자
  • 태조로
  • 승인 2004.04.01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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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심기에 좋은 계절이다.

하지만 반갑지 않은 불청객으로 인해 귀중한 산림이 훼손되는 일이 자주 발생해 안타깝다. 바로 산불이다.

 따라서 4월5일 식목일과 한식을 앞두고 한순간에 국토를 황폐화시키는 산불 재난에 대해 우리의 인식을 전환해볼 시기이다.

전주시의 산림면적은 6천356ha로 시 전체 면적의 31%를 차지하고 있고, 30~40년생의 울창한 숲이 잘 가꾸어져 있다. 이런 산림의 공익적 기능을 금액으로 환산해보면, 시민 한사람이 연간 173만원의 혜택을 받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건강을 위해 등산을 즐기는 시민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를 감안하면 산림은 우리의 삶 속에서 크나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이러한 소중한 산림이 매년 봄철만 되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찾아오는 산불에 의해 한순간에 잿더미로 변하는걸 종종 보게된다.

고대 희랍의 철학자들이 물질생성의 4대 원소의 하나로 불(火)을 들고 있듯이 불은 인류문명의 역사발전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자연생태계의 구성원의 하나이다. 인간이 불을 잘 다루고 못 다루기에 따라 문명발전의 원동력이 되기도 하고, 자연현상과 맞물려 파괴와 재앙으로 다가오기도 하였다.

 최근 산림에서 발생하는 불은 고의적이든 실수이든 후자에 속한다.

동서고금의 인류가 농경정착문명을 확대하면서 한때 지구표면의 80%를 덮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던 숲이 대부분 불로 태워져서 현재는 지구표면의 30%정도만 산림으로 남아 있다. 지금도 세계곳곳에서 아직도 경작지의 확대를 위해 막대한 산림이 불로 소실되어 전 지구적으로 우리나라 산림의 2배에 이르는 면적이 매년 사라지고 있다.

 다행히 우리나라에서는 1960년대까지 산림황폐의 큰 원인이었던 화전(火田)경작지가 1970년대 초에는 완전히 산림으로 복구되었지만, 반대로 산을 찾는 인구가 대폭 늘고 있고, 산림 내에 불에 잘 타는 연소물질이 쌓여 가면서 이제는 인간의 작은 실수에 의한 산불이 빈발하여 대형화재로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봄철산불에 대비, 2월1일부터 5월15일까지 산불조심기간으로 정하고 전국의 산림공무원을 중심으로 산불과의 전쟁에 전 산림행정력을 투입하고 있다. 그러나 한정된 인력과 조직으로는 광활한 산림을 빈틈없이 지키는 것은 역부족이어서 산불조심에 시민의 자발적 참여가 중요하다.

특히 다가오는 청명과 한식날에 매년 산불발생빈도와 피해가 많은 점을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우리민족은 계절적으로나 전통적으로 청명과 한식을 전후해 씨를 뿌리고 나무를 심거나 조상의 무덤에 잔디를 갈아 입히는 풍습이 있었다. 따라서 청명과 한식 전후는 계절적으로 나무심기 좋은 날인데, 이 좋은 날이 산불로 인해 좋은 나무가, 좋은 산림이 사라져 간다는 것은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나무와 숲의 장점은 이루 말할 수 없지만, 한 예를 들어보기로 하자. 반고흐라는 화가가 자기 애인을 친구에게 빼앗겼는데, 어느날 비수를 품고 복수하러 가는 도중에 그만 돌아서고 말았다고 한다. 그 이유는 고흐가 가는 길이 울창한 숲의 연속이었기 때문이라는 일화가 있다. 그래서 숲은 살인하고 싶은 마음까지도 순화시킬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좋은 숲을 이젠 정부에서만 지키고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 한사람 한사람이 내 몸같이 가꾸는 성의를 가져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나무를 심어 가꾸는 혜택을 온 국민이 함께 향유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전주시에서는 소중한 산림이 산불에 의한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하기 위해 취약지역에 70여명의 산상감시원을 고정배치하고, 11개지역에 77명의 진화대를 배치하여 예방단속에 주력하는 등 한 건의 산불도 발생치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가오는 식목일에는 한 그루의 나무심기와 더불어 산불예방에 모두가 관심을 갖고 참여했으면 한다. 시민 스스로 산불조심활동에 동참하고, 우리 이웃의 불씨조심에도 관심을 가진다면 건강하고 아름다운 국토를 영위하는 시민으로서 긍지를 누리고 후손들에게는 좋은 산림환경이 담겨있는 금수강산을 물려주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

진철하<전주시 덕진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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