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가는 예절
알고 가는 예절
  • 승인 2004.04.05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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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길이라는 나이 지긋한 백정이 장터에 푸줏간을 내었습니다. 양반 두 사람이 고기를 사러 왔습니다. 그중 한 양반이 그 백정에게 반말로 주문을 하였습니다. “야! 상길아, 고기 한 근 다오” “네, 그러지요” 상길은 솜씨 좋게 칼로 고기를 베어서 주었습니다. 함께 온 다른 양반은 상대가 비록 천한신분 이지만 나이든 사람에게 함부로 말하기가 거북했습니다. “ 박 서방, 여기 고기 한 근 주시게” “네, 고맙습니다” 기분 좋게 대답한 박상길은 고기를 잘라주는데 처음 산 양반이 보니, 자기 것보다 갑절은 되어 보여 화가 나서 소리쳤습니다. “이놈아, 같은 한 근 인데 어째서 이사람 거는 크고 내 것은 작으냐!” 그러자 박상길이 대답했습니다. “손님고기는 상길이가 자른 것이고, 이어른 고기는 박서방이 잘랐으니까요”』

  대화 예절에 대한 극단적인 예이다. 예절이란, 사람들 사이에서 지켜야 할 합리적인 행동규범인 예의(禮儀)와 규범에 따라 실행하고자 하는 행위인 범절(凡節) 의 줄임말이다.

  한마디로 예절의 기본개념은 다른 사람을 존중해 주는데 있으며 저마다 개성이 다른 인간관계를 보다 부드럽고 원만하게 하기위한 사람들 간의 공동약속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공동의 약속은 사람들의 생활방식의 차이에서 올 수 있는 갈등을 최소화 할 수 있는 교량적 역할을 하고 있다. 이솝의 우화에, 늑대가 황새에게 음식을 대접하는데 국물을 접시에 담아서 상을 차렸더니 주인인 늑대는 핥아먹을 수 있었지만, 손님인 황새는 부리가 길어 먹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것은 늑대가 황새의 생활방법을 배려하지 못한 것으로, 손님에게 음식을 대접하려는 예는 갖추었으나 예를 행동하는 방법에 있어 실례를 저지른 이야기로 우리가 완성된 예절을 갖춰야 할 필요성을 인식하는데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완성된 예절이란, 마음에서 진심으로 우러나는 정신적인면의 예절(禮節)과 언어나 행동으로 보여지는 형식적인면의 예절(禮節)이 일치되어야만한다.

  만일, 마음보다 밖으로의 행동이 크면 허례(虛禮)가 될 것이며, 마음만 있고 행동이 없다면 실례(失禮)가 될 것이며, 마음도 없고 밖으로의 행동도 없다면 그것은 무례(無禮)가

 되는 것이다. 다시말해 예절은 마음과 행동을 일치시켜 상대에 대한 공경과 정성과 배려를 표현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것은 각자가 지켜야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실천하는 끊임없는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21C는 “마음의 시대” 라고 한다. 사람의 마음을 어떠한 방법으로 움직여서, 사람의 마음에서 일어나는 욕구와 문제들을 어떻게 잘 해결하느냐가 매우 중요한 시대인 것이다. 이러한 시대에 예절은 나자신의 경쟁력이며, 우리사회의 경쟁력이며 나아가서 글로벌시대의 기본이되는 국가경쟁력이 되는 것이다. 어느 방송국에서 “메이드인 전북, 전북을 세계로” 하는 의미있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학계와 문화계 전문가들의 엄밀한 검토를 거쳐 선정된 전라북도를 대표하는 전통문화와 특산품을 경제적 문화적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세계적인 명품으로 키우자는 것이다.

  우리것에 대한 강한 자긍심과 자존감을 위한 이 운동을 보면서 과연 우리 전북도민들의 마음가짐은 어떠한가 라는 생각을 해본다.

  전북을 대표하는 명품들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주인의식을 갖고 그것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야말로 이운동에 대한 우리도민들의 예의가 아닐까 한다.

이주연<(유)에어라인 대표 , 전북과학대학 호텔항공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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