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은 물과 같아야 한다
언론은 물과 같아야 한다
  • 태조로
  • 승인 2004.04.06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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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론은 물과 같아야 한다. 물은 만물을 생육 성장케하는 원천적인 신의 선물이다. 만일 이 세상에 물이 없다면 우리는 살아 남을 수 없듯이 언론이 없는 사회는 죽은 사회나 다름없다.

 우리는 불행하게도 군사통치시절 출판의 자유는 엄격히 통제되었으며, 언론 문화는 파행의 길을 걸어야만 했었다.

 마치 가뭄이 혹심해서 물의 기근을 맛보아야 하는 때와도 같이. 그래서 미국의 제 3대 대통령이자 ’미국 민주주의의 아버지’로 불리우는 토마스 제퍼슨(Thomas Jefferon)의 ’정부 없는 민주주의는 가능하지만 언론 없는 민주주의는 생각할 수 없다.’는 언론의 자유와 권익을 표현한 유명한 말을 난겼지 않았는가.

 이에 필자는 ’제 48회 신문의 날’을 맞아 언론을 물에 비유해 다음 몇 가지를 성찰해 보고자 한다.

 첫째 물은 맑아야 하듯이 언론도 탁해서는 안된다. 맑은 물만이 만물을 살릴 수 있음은 우리 모두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탁하고 오염된 물은 결코 어떠한 것에도 쓸모가 없다. 인축은 물론 물고기나 식물까지도 도리어 생명을 잃고 만다는 진실을 요즈음 우리가 실감나게 겪고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언론이 탁했을 때 그 사회는 ’살기 힘든 사회’가 되고 만다.

 그래서 언론은 자정(自淨)해야만 한다. 지금 우리 나라는 모든 분야에서 자정과 자숙, 개혁을 갈망하고 있다.

 입법부는 더 말할 나위가 없고, 행정부도 사법부도 모두 변해야만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따라서 제 4부로 자처하는 언론에서도 동참해야 마땅하다.

 수기치인(修己治人)이라는 말처럼 남을 다스리기에 앞서 먼저 스스로를 닦아야 하듯 언론이 앞장서야만 한다.

 남의 잘못은 지적하고 비판하면서 스스로의 허물은 덮어둔다면 이처럼 모순된 것은 없다. 먼저 만인이 필요로 하는 언론사가, 그리고 모두에게 존경받는 언론인이 돼야만 한다.

 둘째, 물은 모든 것에 알맞는 양이라야만 한다. 너무 부족하면 기근을 면할 수 없지만 너무 많아서 홍수가 되어서도 안된다. 우리는 요즈음 이른바 ’언론의 홍수 시대에 살고 있다’는 말을 쉽게 들을 수 있다. 바꾸어 말하면 언론으로부터 피해를 입고 사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뜻이 된다. 앞에서도 지적했지만 군사정권에 발이 묶였던 언론. 출판의 자유가 풀리면서 언론사가 엄청나게 늘어났다. 지면 역시 48면까지 내는 일간 신문사가 상당수에 이르게 되었고, 그로인해 거리의 상가 문앞에는 구독신청과는 아무런 상관없이 무가지가 즐비하게 나뒹구는 모습을 매일 아침 볼 수 있다. 언론에 이해 밝혀진 것이지만 윤전기에서 나오는 즉시 폐지공장으로 직행하는 신문부수가 하루 3백만부가 넘으며, 이는 국내 신문사가 발행하는 부수의 20%에 이른다하니 이 얼마나 자원을 낭비하는 행위인가.

 뿐만 아니라 언론사가 늘어남에 따라 종사자의 수도 늘어남은 당연하다. 지금 우리 고장의 예만 보아도 일간신문사가 7개사에 주간지는 50개사가 넘는다.

 이 밖에 모든 중앙지와 일부 지방에는 인접도에서 발행하는 신문사의 기자까지 주재하는 등 과히 ’언론의 홍수시대에 살고 있다’는 말이 실감난다고 할만하다. 우리는 언론의 자유가 소중하듯이 언론의 책이 또한 막중함을 잊어서는 안된다. 자유와 책임은 동전의 앞과 뒷면에 비유되며, 수레의 양 바퀴와도 같은 것이다.

 셋째, 물은 언제나 수평을 유지하듯 언론도 공평해야 한다. 물은 그릇의 양에 상관없이 담아지며 수평을 이룬다. 네모난 그릇이든 둥근 그릇이든 값의 높고 낮음을 구별하지 않고 구석진 곳에까지 채워진다. 그래서 법(法)자는 물(水)이 가는(去) 모습을 나타내는 회의문자(會意文字)로 되어 있다.

 그리고 흐르는 과정에서 이물질이 섞이더라도 스스로 맑아진다. ’자정(自淨)의 원리’를 깨닫게 해준다.

 언론은 이같은 물처럼 누구에게나 공평해야만 한다. 행여라도 특정인에게는 편이 되고 일반 대중에게는 이른바 ’군림하는 언론’이 되어서는 안된다. 되어 어두운 곳을 밝게 해주는 빛이 돼야 하고, 썩지 않도록 뿌?는 소금이 돼야만 한다. 모두에게 언론사의 문이 활짝 열려 있어야 하고, 항상 내편에서 서주는 존경받는 언론인, 분위를 보고는 그냥 지나치지 않는 용기있는 언론인을 기대한다.

김한봉(칠요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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