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유치 전북 하기 나름...
기업유치 전북 하기 나름...
  • 승인 2004.04.07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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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은 언제까지 기업이 투자를 기피하는 오지로 남아있어야 할 것인가? 그 해답은 전북 스스로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참여정부는 지방정부가 스스로 대안을 찾아 일어서고 역량을 강화하기를 강하게 원하고 있다. 이러한 정부의 의지는 역대 어느 정부보다 적극적이어서 전북에게는 침체된 경제를 스스로 발전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지역발전에서 정부는 단지 촉진자이며 조정자일 뿐이다. 중요한 것은 지역경제행위의 원동력을 만들어내는 지방정부, 기업, 대학, NGO등 지역사회의 혁신 주체들이다.

현재 지방정부는 지역경제의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이러한 해결수단으로 기업유치를 최적의 대안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기업들은 기업의 이윤과 수익에 따른 결정을 한다.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들은 당연히 보다 높은 이윤을 얻을 수 있는 장소에 투자할 것이다. 전통적으로 기업은 자원이 풍부한 지역을 중심으로 투자를 해왔다. 이러한 기업의 투자 경향은 교통수단의 발달과 함께 점차 수요가 풍부한 장소, 즉 대도시를 지향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대도시는 큰 시장일 뿐만 아니라 고급 노동력과 정보, 기술 등이 풍부하여 오늘날 소위 첨단산업이 입지하기에 필요한 요소들을 지니고 있어 기업의 투자적지로 꼽혀왔다.

그렇다면 전북과 같이 인구도 적고, 산업발전도 지체된 지역은 언제까지 기업투자 기피지역으로 남아 있어야만 되는 것인가? 그렇지는 않다. 세계 여러 지역을 보면 전북보다 더 열악한 환경에서도 얼마든지 발전지역으로 탈바꿈한 예들을 많이 찾을 수 있다. 세계 최고의 정보통신산업지역으로 꼽히는 미국의 실리콘밸리도 전형적인 농업지역이었고, 첨단산업지역으로 꼽히는 프랑스의 소피아 앙티폴리스도 1960년대까지는 지중해 연안의 한적한 관광지였을 뿐이다.

어떻게 이들 지역들이 낙후를 벗고 눈부신 발전을 이룰 수 있었을까? 이들 지역이 발전하는데 중요하게 작용했던 요인들에 대한 이해는 전북의 발전방안을 찾는데 좋은 시사점을 제공할 것이다. 각 지역은 모두 기업이 활동하기에 좋은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였다는 점에서 차이가 없다. 그것이 자유로운 기업 활동을 보장해서였든지, 기업이 필요로 하는 노동력이 풍부해서였든지, 아니면 정부가 막대한 투자를 해서였든지 간에 기업으로 하여금 그 지역에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였기 때문이다.

최근 전경련에서는 국가균형발전과 일자리의 창출을 위한 방안의 하나로 기업도시 건설을 들고 나왔다. 이에 따라 지자체마다 지역발전의 획기적 방안으로 앞을 다투어 기업도시 유치를 희망하고 있다. 전북에서도 마찬가지로 지역발전의 획기적 전기를 마련할 수 있는 방안으로 그 유치를 강력히 희망하고 있다. 그러나 기업도시 유치는 우리가 원한다고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다시 한 번 기업의 입지는 어떻게 이루어지는가를 생각해야 할 것이다. 기업은 다른 지역에 비해 유리한 투자환경을 제공하는 지역에 입지를 원한다. 바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가진 지역이어야만 기업을 유치할 수 있다. 이것은 단순히 정부의 시혜적 정책에 의해서만 이루어질 수는 없다.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붓고도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식으로 아무런 성과도 없이 끝나버린 예들을 수없이 찾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지역 자체의 노력이다. 외부의 지원이 그 효과를 제대로 발휘하기 위해서는 지역 스스로 그 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지자체는 지자체대로, 기업이 필요로 하는 것들을 찾아서 먼저 제공하고, 지역 주민들은 기업이 함께해야 지역도 발전한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현대자동차를 유치하기 위해 경찰서와 소방서를 옮겨주는 것은 물론이고 철도까지 놓아주면서 지자체로부터 지역사회전체가 힘을 합쳐 노력했던 미국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시의 예를 본받아야 할 것이다. 또한 이러한 노력은 현재 입주해서 전북에서 활동하고 있는 기업들에 대해서부터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빠른 경제환경변화속에서 기업은 그 누구보다도 민감하게 지역 여건변화에 반응하고 그 입지를 결정할 것이다.

한영주<전북발전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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