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환 축구감독 `동티모르 국민영웅'으로 부상
김신환 축구감독 `동티모르 국민영웅'으로 부상
  • 승인 2004.04.07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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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티모르 유소년 축구팀을 이끌고 사상 첫 국제대회에 출전해 `히로시마의 기적'을 일궈낸 김신환(47) 감독이 동티모르의 국민적영웅으로 부상하고 있다.

김 감독은 7일 연합뉴스와 가진 국제전화통화에서 최근 동티모르 전역에서 치솟고 있는 자신의 인기와 한국인에 대한 현지인들의 우호적인 분위기를 자세히 전해왔다.

그의 인기는 동티모르 유소년 축구단이 지난달 28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32개팀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국제축구대회에서 신체적 열세를 극복하고 당당히 우승한 뒤한국을 경유해 귀국한 이달 3일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선수단이 이날 오후 12시30분께 딜리 국제공항에 도착하자마자 TV방송과 신문등 언론매체 기자들이 김 감독을 에워싼 채 우승비결을 취재해 기사화하는 등 본격적인 `영웅 만들기'에 나섰다.

언론들은 "외국 선수들에 비해 신체적으로 불리한 유소년 축구단을 맡은 지 불과 1년만에 국제대회에 우승한 것은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룬 김 감독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대서특필했다.

특히 히로시마 대회 참가를 초청받고 항공료가 없어 출전 자체가 무산될 뻔 했는데 한국축구협회 간부들을 비롯한 많은 한국인들의 뜨거운 도움 덕택에 우승의 영광을 누릴 수 있었다는 말도 덧붙였다.

축구단이 대회를 전후한 시기에 한국에 체류하는 동안 아시아나항공과 성남시청,대한축구협회, 풍생고 등으로부터 항공료와 유니폼, 축구화, 축구공 등을 지원받았기 때문에 우승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동티모르 사상 최초로 국제무대로 나가 예선만 통과해도 다행이라는 당초 예상을 깨고 정상을 차지하고 귀국한 축구단을 맞이한 현지 주민들의 반응은 열광 그 자체였다는 게 김 감독의 전언이다.

동티모르가 수백년간 지속된 외세지배를 청산하고 2002년 5월20일 독립국가로탄생된 이후 대다수 국민이 빈곤과 질병, 무지로 실의에 잠겨있다 축구단을 통해 미래에 대한 희망을 발견, 열렬히 환영했던 것이다.

선수단이 픽업트럭과 버스에 분승해 경찰 선도차량을 따라 공항에서 딜리 시내까지 5㎞ 구간에 걸쳐 카퍼레이드에 들어가자 연도에 늘어선 시민들이 오른손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리며 `비바(만세)'를 외쳤다.

오토바이 50여대와 차량 수십대는 시속 10㎞ 속도로 서행하는 선수단 행렬 뒤를따라가며 경적을 울리는 등 환영분위기를 한껏 달궜다.

사나나 구스마오 대통령도 5일 오전 김 감독을 집무실로 초청해 훈장과 표창장을 수여했고, 류진규 딜리 주재 한국대사에게도 감사장을 전달하는 등 한국민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구스마오 대통령은 이날 "동티모르 선수들이 대회에 참가할 수 있도록 지원해준한국인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 특히 한 푼의 보수도 받지 않고 축구팀을 지도해국제대회 우승을 이끈 김 감독의 헌신적인 노고를 치하한다"고 말했다.

이 장면은 TV방송을 통해 전국에 수 차례 보도됐고 6일 오전에도 재방송돼 한국에 대한 동티모르인들의 우호적인 인상을 더욱 짙게 했다고 한국대사관의 박진기 행정관이 전했다.

박 행정관은 또 김 감독이 딜리 시내를 거닐면 TV를 통해 얼굴을 익힌 시민들이달려와 "아브리가도(감사합니다)"를 연발하는 등 이번 대회를 계기로 높아진 인기를실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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