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 정치와 남원 세계 허브 산업 엑스포
웰빙 정치와 남원 세계 허브 산업 엑스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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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4.04.08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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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유행하는 단어 중의 하나가 ‘웰빙’이다. 이러한 well-being신드롬이 확산되면서 아무데나 아니 어디서나 이 단어가 사용되고 있다. 탤렌 마이데너의 <웰빙으로 나를 경영하라>에는 “끼니 때 마다 유기농을 먹고, 저녁마다 요가를 하고, 주말마다 온천을 다니는 게 웰빙이 아니다.

 웰빙은 무엇을 먹고, 무엇을 입고, 무엇을 쓰느냐에 관한 것이 아니다. 웰빙은 어떻게 사느냐에 관한, 다분히 철학적인 코드다.”라 하였다.

4.15총선이 눈앞에 다가왔다. 수많은 후보자가 난립하여 평균 5대1이 넘는다.

 날마다 쏟아지는 정치인들의 말이나 각 정당의 공약을 살피면서 정말 우리 모두 웰빙할 수 있는 정치인이 누구일까 아니면 그런 정당이 어디일까 생각해 보았다.

  그런데 내 마음에 차는 사람이나 정당이 선뜻 나타나지 않는다. 그것은 정치불신이 나은 하나의 결과이기도 하지만 정치인들이 그만큼 지역발전의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거나 확실한 방안이 없이 그저 좋은 단어만 나열하였기 때문이다.

얼마 전 우연히 남원지역 후보자들이 일간지 지상토론을 한 것을 본 적이 있다.

 그런데 남원은 지리산을 중심으로 한 대표적인 관광도시지만 주민소득기반이 허약하다.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여섯 후보가 정말 멋진 답변을 하였다. 친환경도시 건설, 첨단고부가가치, 묵어갈 수 있는 도시 건설, 테마관광 코스 개발, 문화권 개발, 체험문화 상품개발, 대기업대형프로제트 유치, 스포츠단지 조성, 판소리 상품화 등 다양한 공약을 제시했다. 금방 남원이 좋아질 것 같고 웰빙이 될 것 같다. 아마도 이 허울 좋은 말들 앞에 많은 사람들은 또 다시 흥분할 같아 보인다.

왜냐하면 이러한 좋은 말들은 과거 선거에서도 수차 들어온 경험이 있다. 그렇지만 남원은 그 말 대로 발전되지 않았거나 발전이 더디었다. 남원의 역사로 보나 지리적 여건, 혹은 문화적 여건으로 봐도 관광도시로서 성공한 도시가 진즉 됐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지방분권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지역경제가 침체되어 가고, 많은 부문에서 활력이 저하하는 느낌이다. 그것은 유능한 정치인이 없거나 진정한 웰빙 방법을 몰라서 그런 것으로 보지 않는다. 남원이 발전되려거든 구체적인 방안이 있어야 하고, 실천적 의지가 있는 지도자와 리더십이 필요하다. 그 중에서도 말만이 아닌 구체적인 아이템이 있어야 하고, 실천방안이 있어야 한다. 춘향제가 74회째나 되지만 과거와 현재가 차별화되지 않거나 주민의 소득이 크게 향상되지 않았다면 이번 기회에 허브엑스포와 함께 더욱 상승하여야 한다.

지금까지 남원의 발전을 외쳤던 많은 정치인들은 반성해야 한다. 이는 구체적인 아이템 부족이거나 그러한 의지의 부족이라는 면에서 말이다. 선거 때 화려한 구호를 외치다가 선거가 끝나면 서울로 올라가 버린 그런 사람이 어디 한둘이었던가. 그런 면에서 이번 ‘2004 남원 세계허브산업엑스포’는 많은 의미가 있다. 관광도시 남원이 향후 발전해 가는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선거가 끝나면 어디론가 줄행랑을 치는 큰 정치인보다는 지역에서 죽으나 사나 주민과 함께하는 생활하며, 잘 사는 내 고장을 만들기 위해 실천하는 단체장의 모습이 돋보인다.

이번 행사를 계기로 ‘허브’라는 새로운 산업을 매개로 주민소득 증대, 사계절 관광, 테마관광, 체험관광, 묵어갈 도시 건설, 고부가가치 창출, 일자리 마련, 지리산 허브벨리 조성 등이 모두 이루어질 같다. 이번 행사가 준비기간이 짧고 허브인프라구축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우려되는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타 지역이 이 좋은 아이템을 선점해 버렸다면 남원을 무엇으로 사계절 관광도시로 만들겠는가. 이번 행사는 타 지역에 허브산업이라는 브랜드를 빼앗기지 않은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고, 새로운 산업을 계발해서 남원에 비전을 가지게 한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이민영<문학박사·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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