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장 주례문화 개선해야
결혼식장 주례문화 개선해야
  • 승인 2004.04.08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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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태어나서 성장하면 남녀가 각자 짝을 짓는 결혼식을 누구나 한번씩은 하게된다.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이 그 나라 또는 그 지역의 풍속과 각각 다른 종교의 신앙적 율법에 정한 전통의식에 의해 각각 다른 형태의 결혼 풍습이 전해져오고 있었으나 과학문명의 발달로 컴퓨터 키만 누르면 지구의 어느 곳이라도 모니터 화면에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시대적인 변화로 다국적 다민족의 다양한 풍속이 점차 희석되어 빠른속도로 우리 생활속에 파고들어와 있다.

따라서 단일민족으로 오천년 동안 이어온 아름다운 우리전통 주례문화가 훼손되는 실정이 안타까울 뿐이다.

우리나라는 수십세기 동안 경조사의 의전 절차는 유교율법에 의해 따랐다고 본다.

예로부터 우리조상들은 납채(納采-혼례의사는 묻는 절차) 문명(問名-신랑의 사주 전달) 납길(納吉-궁합이 맞는가 보는 일) 납징(納徵-폐백을 보냄) 청기(請期-결혼날짜를 정함) 등 5가지 절차를 거친다.

현대에는 이런 절차가 무시되거나 생략된채 청혼을하고 결혼날짜를 잡아 혼례식전을 주관하는 주례를 선정하게 된다.

주례자는 첫째 학식과 덕망이 있는 사람으로 주변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 인물, 둘째 가정생활이 원만한 자, 셋째 부부간 금슬이 좋고 자녀들을 잘 기른 인물 등의 조건을 겸비한 자로 선정하는 게 통례다.

따라서 옛날에는 향교의 정교(正校) 또는 서당의 훈장이나 문중에서 제일 존경받는 어른으로 선정했고 요즈음에도 학창시절 은사나 교회 목사, 신부 사회적 덕망이 있는 인물로 선정한다.

그러나 현재 결혼식장의 주례는 일회용 얼굴마담이거나 5분짜리 잔소리꾼으로 주례사에 대한 관심은 뒷전이고 봉투만 내고 식당으로 향하기는 모습을 목격하게 된다.

심지어 일부 부도덕한 예식장에서는 매출을 올리기 위해 전용 주례를 둔다는 목적으로 조건에 맞지도않는 인물들을 주례로 해놓고 주례값을 몇십만으로 합산 청구하는 사례도 빈발하고 있단다.

 또한 정치인 주례금지법 개정이전에 있었던 예로 가정 생활이 부도덕하거나 결혼생활에 실패한 정치인 또는 지위가 높은 선출직 공직자들이 유명세 덕으로 주례를 많이 섰다. 이혼경력이 몇번씩 있었던 홀로사는 여성정치인이나 홀아비로 사는 기관장도 단골 주례였다. 훌륭한 인격소유자이기에 지위도 높아졌으리라 생각된다.

 그러나 주례자로써의 인품과 덕망 자질이 의심된다.

이 모두가 엄숙하고 선량해야할 우리 예식문화에 반하는 것들임이 분명하다.

결혼은 인륜지 대사중 가장 큰 경사다. 이 세상에 처음 태어났을 때를 생명의 시작이라 한다면 결혼은 인생의 시작이다. 산술에서는 하나 더하기 하나는 둘이 되지만 결혼생활에서는 각각 다른 하나와 하나가 합쳐도 하나가 되는 이치이다.

태어남이 육신의 시작이라면 결혼은 정신의 결합이다. 정신적 결합이며 결혼생활의 서막인 혼례가 나쁜 문화를 청산하고 아름다운것들로 결합된 축복의 시간이 됐으면 한다. 

홍순환<참사랑주례전문위원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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