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설 금병매 <33>발목을 거쳐 장딴지로
평설 금병매 <33>발목을 거쳐 장딴지로
  • <최정주 글>
  • 승인 2004.04.08 18: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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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반금련의 봄 <33>

“괜찮아요. 순포도감께는 아무 말도 안 할께요. 오병정을 잘 봐주라고 부탁할께요.”

반금련이 배를 침상에 깔고 누우며 은근히 말했다. 잠시 망설이던 오병정이 손날로 반금련의 등을 잘근잘근 두드리기 시작했다.

“하이고, 시원하다. 어머니께 안마를 많이 해드린 모양이죠? 남편의 손보다 부드러우면서도 속까지 시원해지네요.”

“어머님께 고기는 못사다드려도 안마는 날마다 해드리지요.”

“효자네요. 어머니한테 해드린 식으로 나한테도 해보세요.”

반금련이 흘끔 돌아보았다. 오병정의 얼굴은 이제 평상을 되찾고 있었다.

“옆구리 갈비뼈 사이를 주물러 보세요. 그래요, 거기요. 힘을 조금 줘봐요. 조곤조곤 위로 아래로 세게 눌렀다가 약하게 눌렀다가, 그래요. 그렇게 해보세요. 하이고, 시원하다.”

반금련의 지시대로 손을 놀리던 오병정의 손이 어느 순간 목 뒤로 올라왔다. 사내의 손길에 귀밑의 잔털이 송글거린 반금련이 가만히 한숨을 내쉬었다. 손아귀로 뒷덜미를 누르던 사내의 손끝 하나가 반금련의 귓불을 갉작거렸다. 그러자 귓불이 후꾼거리는가 싶더니, 아랫녁 은밀한 곳에서 끈적거리는 느낌이 왔다. 오병정이 일부러 그러는지 아니면 거기가 계집의 화덕이라는 것을 모르고 그러는지 귓불이며 뒷목에 있는 화덕만 쑤석대고 있는 것이었다.

“아으아으, 너무 좋아요. 조금만 세게 눌러봐요. 그래요, 거기. 손가락을 귓속에 넣어 살살 후벼보세요.”

반금련이 코맹이 소리를 내다가 무심결인 듯 팔 하나를 들었다가 오병정의 허벅지 위에 내려놓았다. 그래도 오병정은 모른 체 계집의 귓불이며 뒷덜미만 주무르고 있었다. 반금련이 숨을 꺽꺽거리다가 몸을 돌려 눕는체하면서 사내의 사타구니를 슬쩍 더듬었다. 손등으로 사내의 장작개비같은 물건이 느껴졌다.

“다리를 주물러 줘요. 발가락에서부터.”

반금련의 말에 잠시 망설이던 오병정이 침상 아래 방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아 발가락을 주무르기 시작했다.

“전족이 참 예쁘네요.”

오병정이 말했다.

“그래요? 후후. 다들 내 전족이 이쁘다고 말하지요. 허나, 그것이 무슨 소용이 있어요. 가난하디 가난한 무대의 마누라인걸요. 내 이쁜 전족을 자랑할 기회도 없답니다.”

반금련이 한숨을 내쉬었다. 반금련의 발가락을 주무르다가 손가락 사이에 하나씩 넣고 쭉쭉 뽑다가, 다섯 개를 한꺼번에 잡고 빙빙 돌리던 오병정의 손이 발목을 거쳐 장딴지로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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