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세상, 혼돈이론을 묻다
복잡한 세상, 혼돈이론을 묻다
  • 승인 2004.04.12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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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사는 세계는 복잡하다.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불확실성만이 우리가 가진 유일한 확실성이다. 바로 이러한 인식에서 출발한 것이 혼돈이론이다.

 때때로 우리 주변에 일어나는 일은 전혀 예측하기 어려운 현상이 돌발한다. 만일 모든 일이 예측한 대로 일이 진행된다면 세상은 살기가 좋으련만 유감스럽게도 콩 심은 데서 콩은 아니 나오고 엉뚱한 잡풀만 나오니 문제다. 이런 불규칙한 혼돈 현상은 대개 입자수가 많은 복잡한 계(system)에서 나타나지만, 흥미 있는 사실은 매우 단순한 계도 혼돈현상이 보인다는 점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위상 공간에서 별난 끌개의 존재가 혼돈 현상이 무작위적이 아니라 숨겨진 질서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분명히 있다는 것이다. 동일한 원인이 동일한 결과를 낳는다는 것은 형이상학적 독단이다. 어느 누구도 그렇게 확신할 수 없다. 왜냐하면, 동일한 원인이 두 번 다시 나타나지 않으며, 결코 반복되지 않는 것이 세상 이치가 아닌가? 이런 생각 때문에 현실에서는 적용될 수 없다.

 요즘 수학자들이 관심과 호기심을 가지고 보는 혼돈이론은 안정된 운동 상태를 보이는 세상이 어떻게 혼돈 상태로 바뀌는가를 설명하고 또 혼동현상 속에서 숨겨진 질서를 찾으려는 시도를 한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실용적인 문제에서는 이 혼돈현상을 여하한 방법으로 조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자유도가 낮은 현실에서는 혼돈에 이르는 방법은 비교적 잘 연구되어 있으나 자유도가 큰 현상에서의 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에 있다고 한다.

 지금까지 알려진, 혼돈이론으로 이르는 길들은 세 가지 각기 다른 현상에 적용되고 있다. 비선형 방정식에서 매개 변수가 변함에 따라 현상의 안정된 상태가 두개이상의 안정된 그리고 불안정한 상태로 바뀐다. 이런 현상을 갈래질 현상(bifurcation phenomena)이라 부르는데 방정식의 형태에 따라 여러 종류의 갈래질 들이 생긴다. 이런 갈래질 들이 몇 번이나 되풀이되거나 무한히 계속되면, 현상은 혼돈 상태에 도달한다. 일단 혼돈 상태에 도달한 후에도 매개 변수를 계속해서 변화시키면, 다시 잠깐 동안 안정된 상태를 보이기도 한다.

 또 혼돈현상의 특징 중의 하나는 별난 끌개가 쪽거리(fractal)차원을 가진다는 점이다. 쪽거리 차원은 차원의 수가 정수가 아닌 (보통 기하학이나 물리학에서 선, 넓이, 공간은 각각 1, 2, 3 차원의 정수 차원을 가진다.) 기묘한 성질을 가졌으며, 이미 칸토어 집합(Contor set)으로 수학에서는 잘 알려져 있는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한 물리적 의미는 잘 설명되지 않고 있다. 혼돈에 관한 연구는 아직 초보 단계이며 어떻게 응용될 수 있는가 잘 모른다.

 자연계에는 많은 비선형계들이 존재하며 많은 학문 분야들에서 이런 현상들이 연구되고 있다. 이러한 이론을 응용하는 것은 무한히 많다고 생각되며, 증권 시장에서 주식가격의 변화, 가격이론, 인간의 심리변화, 기후와 자연환경의 변화, 자연계에서의 특정한 동물의 수의 변화같이 전통적 학문에서 다루기 어려운 문제에 혼돈 현상의 적용을 시도하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혼돈 이론, 더 나아가 복합성의 과학에 대한 연구가 학문 간에 활발히 연구되고 있으며, 각 국 정부에서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전북대 수학통계정보과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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