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설 금병매 <36>가슴을 애무해줘요
평설 금병매 <36>가슴을 애무해줘요
  • <최정주 글>
  • 승인 2004.04.12 18: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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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반금련의 봄 <36>

“이 병신아, 떡이 잘 팔리면 한 판을 더 팔면 되잖아? 날마다 떡이 잘 팔리는 것도 아닌데, 어서 나가서 한 판을 더 팔지 못해? 아니, 한 판이 아니라 두 판이건 세 판이건 해가 질 때까지 팔고 돌아와. 안 그러면 나한테 혼날 줄 알아?”

반금련이 눈을 부라리는데, 침실에서 나온 오병정이 머쓱한 낯빛으로 무대를 바라보았다.

“다, 당신은 누구요?”

무대가 얼굴이 핼쓱하게 질리며 더듬거렸다. 산적처럼 험상궂은 사내가 침실에서 나온 것이 예사로 보이지 않은 모양이었다. 오병정은 대꾸할 말을 잊고 머뭇거리고 반금련이 나섰다.

“여보, 이런 고마울 데가 어딨어요. 도련님이 글쎄, 내 일을 거들어주라면서 병정을 하나 보냈지 머예요. 침상 청소를 하라고 했어요.”

“무송이가 보낸 병정이라고?”

무대가 년 놈의 꼴을 찬찬히 살피며 물었다.

“글쎄, 그랬다니까요. 내가 그만두라고 했는데도 기어코 보냈네요. 아침에 그러더라구요. 자기가 부하를 하나 보낼테니, 당신한테 집안 일을 시키지 말라고요. 도련님이 당신을 생각하는 정성이 여간 아니예요.”

반금련이 무송을 칭찬하자 무대의 입이 저절로 벌어졌다.

“어려서도 무송이는 마음씨가 고왔지. 내가 친구들한테 얻어맞으면 밤이 늦어서라도 찾아가서 후려패주고 돌아오곤 했지.”

“그러니, 아무 걱정 말고 당신은 떡이나 더 팔고 오세요. 당신이 한 푼이라도 더 벌어야 도련님 식사수발도 하고, 도련님이 우릴 도와준다는 말을 안할 것이 아녜요.”

“알았구만. 해가 질 때까지 떡을 팔고 올게. 아마, 다섯 판은 더 팔 수 있을거야.”

무대가 활짝 웃은 얼굴을 남기고 계단을 내려갔다. 반금련이 얼른 문을 걸고 돌아서서 침실로 들어갔다.

따라오라는 말도 안 했는데, 오병정이 멈칫거리며 따라왔다.

“아까 하던 것 마저해요.”

반금련이 가슴을 열어젖히며 침상에 반드시 누웠다. 이번에는 오병정이 망설임도 없이 옷을 훌훌 벗고 침상으로 올라왔다. 벌써 오병정의 물건이 천장을 향해 고개를 치켜 들고 있었다.

“올라갈까요?”

오병정이 침을 꿀꺽 삼키며 물었다.

“내 몸이 식었잖아요. 가슴을 애무해줘요.”

“애무요?”

오병정이 무슨 소린가 하고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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