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이씨 종중제를 관광자원으로
전주이씨 종중제를 관광자원으로
  • 승인 2004.04.13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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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주시가 내세우는 관광자원의 핵심은 천년고도와 전통문화와 조선왕조이다. 그 중에서도 다른 지역에서 공유할 수 없는 고유의 것이 전주이씨의 위패를 모신 조경단과 조선왕조의 경기전이다. 조선의 마지막 왕손 이 석씨가 이곳에 둥지를 튼 것도 그런 명분과 상징성이 함축되고 있다.

 그러나 그러한 문화유산과 관광자원들에 대한 실제적 활용이 극대화될 수 있도록 자치단체의 관광정책이 적극적이고 진취적으로 수립, 시행되는지는 의문이다. 오히려 현존하는 중요자원에 관한 인식부족과 관심의 미진으로 관광가치를 현저히 떨어뜨리고 있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일례로 지난 10일 전주이씨 조경단 대제 봉행이 전주시 덕진 조경단에서 거행되어 전국에서 5000여명의 인파가 몰렸으나 이에 대한 전주시의 배려는 찾기 어려웠다. 국내외에 흩어져 있는 사람들이 이날을 맞아 전주를 찾고 왕조의 태가 묻힌 왕손들의 고향임을 확인하는 감회와 의식의 축전을 진행하는데 주민들의 냉대와 무관심만 접하게 된다면 이는 오는 손님을 쫓는 축객행위에 다름아니다.

 ‘조경단 대제 봉행’을 지방문화재로 정하여 그날을 주민들이 함께 기념하고, 외국에 거주하는 교포 씨족들까지 이날을 기리기 위해 몰려들도록 하는 일은 비단 종회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만은 아닐 것이다. 그 비교치가 다르다고 할지라도 2500여년이 된 공자 가문의 족보를 중국이 거국적으로 챙기는 것과 다르지 않다.

 조경단 제사에 참여하는 인원이 5천명에서 1만 명이 되고, 나아가 수만명이 되도록 할 때에 왕조 탄생지로서의 전주의 문화적 역사적 이미지가 고양, 정착되어, 단지 전주이씨 가문의 연례행사에 한하지 않은 전주와 전북도민 전체의 지역축제로 승화될 수 있는 것이다.

 세계의 유서깊은 관광지나 문화유적지가 위대한 왕조나 인물의 탄생으로 비롯된 인공과 영혼의 합작이라면 조선왕조 탄생지라는 역사적 사실만큼 전주를 두드러지게 하는 조건은 없을 것이다. 그것이 역사가 존재하는 한 가꾸어 갈 가치인 바에야 더 이상 이를 경시하는 어리석음이 되풀이되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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