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서 선량이 갖추어야 할 조건이 있었다. 그것은 여섯가지의 덕목과 여섯가지의 행실을 합쳐서 십이조(十二條)라는게 있었다. 여기서 말하는 여섯가지 덕목은 지(智)·인(仁)·성(誠)·의(義)·화(和)·충(忠)이며 여섯가지의 행실은 효(孝)·우(友)·복(腹)·겸(謙)·임(任)·휼(恤)이라고 한다.
물론 중국뿐만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백성들이 대표자를 뽑아 정치에 참여시킨 사례는 기록으로 남아 전해오고 있다. 통정대부(通政大夫)나 인록대부(仁祿大夫)니 하는 작위 이름이 바로 백성이 뽑는 선량 같은 것이다. 고대 로마의 선거에서는 입후보자들이 모두 순백색의 장삼을 입고 선거활동을 하는 장면을 영화에서 보았을 것이다. 이처럼 순백색의 장삼은 입후보자가 한점의 티끌고 없이 결백하다는것과 사심이나 속이는 행위나 비굴하거나 변절하지 않겠다는 유권자한테 약속하는것을 상징화 했던 것이다.
그러기에 선량들의 정책공약보다는 이 백색 장삼이 상징하는 인간적이고 도덕적 소양을 먼저 보장 받아야 하고 돈에 오염되지않고 권력에 비굴하지 않다는등의 결백과 용기와 의지가 유권자에게 인정되어야 했다. 제17대 총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와 있다. 내일이면 2백99명의 국회의원이 탄생된다. 과연 십이조의 선량 덕목을 갖춘 국민의 대표자들이 얼마나 뽑힐지 걱정이다. 왜냐하면 선거전이 종반으로 접어들면서 세몰이와 무차별적인 폭로전으로, 흑색선전으로 고질적인 악습이 고개를 들고 있다. 과거의 선거때보다 훨씬 엄격해진 선거법때문에 비교적 조용히 진행돼온 선거과정이 불법으로 얼룩지고 있다. 국민은 옛선인들의 지혜를 본삼아 흰장삼을 알아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