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과 유권자 혁명
4.15 총선과 유권자 혁명
  • 태조로
  • 승인 2004.04.14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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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세기의 첫 번째로 치루어지는 총선의 날이 밝았다. 늘 우리에겐 변화와 개혁이라는 화두속에 모든 것을 담아왔다. 이번 총선이 우리가 바라는 변화와 개혁의지를 얼마나 담고 있나를 생각해본다.

 왜냐하면 우린 20세기의 질곡과 시행착오적 모순을 반복하지 않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요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어느 선거치고 중요하지 않은 선거가 없지만 이번 17대 총선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번 선거는 무엇보다도 정치개혁이라는 역사적 과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의원의 역할에 대한 국민들의 재평가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리고 국회의원을 비롯한 정치인들은 온 국민과 더불어 어려워진 경제를 살리고 더 이상국력을 소모시키는 정치는 바꿔져야 할 것이다. 우리의 경제가 흔들리고 실업자 구제라는 일자리 창출에 모든 국력을 쏟아야 하는 심각한 사회적 과제가 당면과제이다. 다시 말하면 정치가 좀 더 생산적인 생활정치의 현장에서 새로운 모습으로 바뀌어 지길 기대한다.

 그러나 선거를 목전에 둔 이 시점까지도 후보자들만이 마음이 급할 뿐 정작 선거는 실족된 것처럼 보인다. 온 국민의 뜨거운 관심 속에서 축제분위기로 치루어지지 못하는 인상이다. 아마 대통령 탄핵정국에 묻혀 각당의 선거이슈와 선거전략이 ?할 총선공약도 유권자들로부터 관심을 끌지 못하고 경직된 선거법에다 합동연설회나 정당연설회마저 폐지되고 개정된 선거법에다 합동연설회나 정당연설회마저 폐지되고, 개정된 새 선거법에 따라 이번 선거는 미디어선거로 특징지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미디어 선거의 핵심인 방송토론회는 유권자들이 시청하기 어려운 시간대 편성과 천편일률적인 진행 때문에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특히 농촌지역에서 인터넷 등의 사이버 선거는 유권자들의 무관심을 부추기고 있다. 돈 안쓰는 선거문화로 변한 것은 좋은 현상이지만 지나치게 규제위주로 흐른 것은 제도보완의 필요성이 제기되기도 한다. 가장 이성적이어야 할 정치가 이벤트성정치로 흐르는 감성적인 정치로 흐르는 정치인들의 연극을 보는 듯한 느낌은 정치허무주의를 낳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합리적인 선택, 잘한 선택을 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이 몫은 유권자의 책임이다. 유권자가 보다 나은 선택을 위해서 가능한 한 성의 있는 노력을 기울여야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다. 누가 의정수행에 적임자인지, 누가 진정한 개혁과 변화의 역할의 담당자인지, 어느 후보가 국가와 지역사회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지, 민생과 시대정신을 가진 후보인지를 꼼꼼히 따져 선택하여야 한다. 21세기를 살아가면서 21세기에 맞는 변화와 개혁은 우리가 선택한 현명한 판단이 기초가 된다.

 대표를 뽑는 선거에서 국민은 두 가지 기준을 가지고 투표를 한다. 하나는 ‘과거평가적’(retrospective) 투표로서 후보나 정당의 과거 행태, 정책, 이념, 실적을 평가해서 표를 던지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미래선택적’(prospective) 투표로서 후보와 정당이 제시하는 정책이나 미래 비전을 보고 표를 던지는 것이다.  

 우리가 4.19혁명으로 민주주의를 지켜냈듯이 귀중한 한표 한표가 모여서 바람직한 정치개혁을 이루어내고, 더 이상 지역감정을 볼모로 얼룩진 지역주의를 청산하고, 선거구 통폐합에 따른 소지역주의를 극복해야만 한다. 이 미래지향적이고 발전적인 선거는 이제 유권자혁명을 통하여 조용하면서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길 바라면서 이게 우리 유권자의 책임이고 몫임을 인식하는 4.15총선이 되길 기대해본다.

이병렬<우석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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