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엘류, 사령탑 중도하차 가닥
코엘류, 사령탑 중도하차 가닥
  • 승인 2004.04.18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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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르투갈 출신의 움베르투 코엘류 한국축구대표팀감독이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결국 스스로 옷을 벗을 것으로 보인다.

코엘류 감독은 대한축구협회가 19일 오전 기술위원회를 열어 유임 또는 경질 등자신의 운명을 결정하기에 앞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의 거취와 관련한 입장을 피력한다.

예정에 없었던 기자회견은 코엘류 감독이 자청해 이뤄진 것이다.

파라과이와의 A매치(4월 28일), 베트남과의 2006독일월드컵 예선(6월 9일)이 코앞임을 감안할 때 코엘류 감독이 '조건부 사퇴' 등을 제시할 가능성도 있지만 정황상 용퇴 선언을 할 것이 유력하다.

이미 포르투갈에서 사임 보도가 나온 데다 결심을 굳힌 듯 외부와의 연락을 끊고 칩거 중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2004아시안컵 예선에서 오만과 베트남에 연패했던 '오만쇼크'는 애써 이변 정도로 넘길 수 있었으나 세계 축구 최약체나 다름없는 몰디브와 월드컵 예선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한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어 '감독은 성적으로 말한다'는 진리를 누구보다도 잘 아는 코엘류는 최근 심한 중압감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축구협회의 한 고위 관계자는 기자회견에 대해 "기술위에서 불명예스러운 해임결정을 내리기 전에 모양새를 갖춰 사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지난 16일 코엘류와 면담한 김진국 기술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거취를 밝히겠다는 말 밖에 하지 않았다. 코엘류가 어떻게 될 지는 나도 모른다"며 확대 해석을경계했다.

그는 다만 "코엘류가 자신의 입장을 밝히면 이를 바탕으로 기술위에서 논의를거칠 생각이며 경질 또는 유임에 대비한 대안을 준비하고 있는데 이것도 발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코엘류가 사임을 발표하면 지난해 3월 1일 부임한 이후 14개월만에 임기를 4개월 정도 앞두고 물러나게 된다.

지난 2000년 포르투갈을 유럽축구선수권 4강으로 견인, 명장 반열에 오른 그는브뤼노 메추 전 세네갈축구대표팀 감독과 경합끝에 거스 히딩크 감독의 바통을 이어받았지만 우루과이, 아르헨티나, 불가리아 등 강팀을 한번도 넘지 못한 것은 물론 '약팀 징크스'까지 안아 퇴진 압력을 받아왔었다.

한국축구의 사령탑 수난사를 보면 박종환 감독이 96년 12월 아시안컵 8강전에서이란에 2-6으로 대패한 뒤 물러났었고 차범근 감독은 '98 프랑스월드컵 본선 도중네덜란드에 0-5로 패한 뒤 불명예 퇴진한 바 있다.

코엘류 감독이 사퇴하면 오는 7월 개막하는 아시안컵까지 시간이 촉박한 데다이름있는 국내 지도자들도 '땜빵 지휘'에 매력을 느끼지 않을 것이 확실, 당분간 박성화 코치 대행체제로 대표팀이 운영될 공산이 크다.

축구협회는 대행체제가 기정사실화할 경우 또 한번의 실수를 사전 방지하기 위해 히딩크처럼 주전급도 과감하게 엔트리에서 제외할 수 있는 강한 카리스마와 지도력을 겸비했고 축구철학도 분명한 새 지도자를 찾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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